2006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이탈리아 토리노의 ‘삼성올림픽 홍보관’에서 10일(현지 시간)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총괄사장이 이탈리아 최대 통신업체인 텔레콤 이탈리아(TI)의 리카르도 루찌에로 사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07년 이탈리아 상용화…토리노 ‘명물‘ 떠올라
세계최대 GSM 전시회서도 한국 기술력 과시
세계최대 GSM 전시회서도 한국 기술력 과시
우리나라의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와이브로’(휴대 인터넷)가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탈리아 기간통신사업자가 내년부터 와이브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으며, 세계 최대 유럽방식 휴대전화(GSM) 전시회에서도 와이브로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대거 출품돼 본격적인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토리노에서 이탈리아의 기간통신 사업자인 텔레콤 이탈리아(TI)의 최고경영자 리카르도 루찌에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시범 서비스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이탈리아에서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 개발에 성공한 와이브로는 오는 4월 한국을 시작으로 11월께 베네수엘라를 거쳐, 내년에는 유럽에서도 상용화의 길이 열리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일본(KDDI), 미국(스프린트 넥스텔), 영국(BT), 브라질(TVA) 등의 통신업체들과도 와이브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사장은 “유럽에서 상용 서비스 일정이 잡히게 됨에 따라 우리나라 주도의 차세대 통신기술인 와이브로가 세계 통신기술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올림픽의 무선통신 부문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토리노 시내와 삼성홍보관(OR@S) 주변에서 대규모로 와이브로 기술이 적용된 화상통화 시연을 펼쳐, 올림픽 경기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13일 개막해 16일까지 나흘동안 열리는 ‘3GSM 세계회의’에서도 ‘한국의 와이브로’가 핵심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방식 휴대전화 전시회로서는 세계 최대규모인 이번 대회에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를 비롯해 노키아, 모토롤라 등 171개 나라에서 몰려든 962개 정보통신 업체들이 참가해 올해 시장을 주도할 최첨단 이동통신 기술과 이를 적용한 휴대전화들을 선보인다. 특히 전세계 정보통신 업체들이 올 상반기 중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HSDPA)과 국내 업체들이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와이브로를 놓고 벌어질 차세대 이동통신의 주도권 다툼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세계 2위로 뛰어오른 삼성전자는 60평 규모의 전시관을 설치했다. 삼성은 디엠비와 와이브로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도, 노키아가 주도하는 유럽형 휴대이동방송 규격(DVB-H)과 미국 퀄컴의 미디어플로 등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모든 방식의 모바일 텔레비전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을 개발해 내놓고 기술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출시할 초슬림 초고속데이터전송 방식의 휴대전화(SGH-Z560)와 와이브로 시연을 통해 유럽시장 진출의 물꼬를 틀 방침이다.
47평의 전시공간을 마련한 엘지전자도 최첨단 모바일 방송 기술을 대거 내놓는다. 세계 처음으로 ‘타임머신’ 기능을 단 디엠비폰과 유럽형 휴대이동방송 규격, 미디어플로 등 현존하는 모바일 방송 기술을 모두 출품한다. 특히 휴대전화를 걸 때 자신의 사진을 선택해 상대방에게 바로 보여주는 새로운 기술도 시연할 예정이다. 안승권 엘지전자 단말연구소 부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차세대 무선통신 시장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 3대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발돋움한 팬택계열은 이번 전시회 참여를 통해 유럽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팬택계열은 3세대 휴대전화와 지상파 디엠비폰 등 50여개 모델을 전시한다. 삼성전자는 3GSM 세계회의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최고 휴대폰상’에 한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3개 모델이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블루블랙폰2’(SGH-D600)와 ‘슈퍼 뮤직폰’(SGH-i300)이 ‘최고의 GSM 휴대폰상’ 부문에, 초슬림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폰(SGH-Z510)이 ‘최고의 3GSM 휴대폰’ 부문에 올라 노키아, 모토롤라, 소니 에릭슨 제품과 자웅을 겨루게 됐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휴대전화는 단순 음성통화와 사진전송 기능을 훌쩍 뛰어넘어, 달리는 차안에서 동영상을 보고 인터넷도 하며 화상통화도 할 수 있는 첨단 휴대용 멀티기기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토리노·바르셀로나/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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