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가 이번 달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 행보의 첫발을 떼고, 한국 중앙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효과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 성적표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 여부를 결정한다. 연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0.00~0.25%으로 인하하고, 매월 최소 국채 800억달러 및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작한다는 것은 금리 인상 전 단계로,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테이퍼링 착수 시기를 ‘다음 통화정책회의’, 테이퍼링 종료 시기를 ‘내년 중반’ 등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이번 달 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경제가 이제 미국의 본격적인 ‘돈줄 조이기’ 충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은행도 오는 25일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한국은 미국보다 먼저 지난 8월 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인상했다. 한은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다음번 회의에서 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금리가 인상되면 코로나19로 역대 최저(0.50%)까지 내려왔던 금리 수준이 1.00%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번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위드 코로나’도 경제에 중요한 변수다. 지난 3분기(7~9월)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로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해 한은과 정부의 목표치인 연간 4%대 성장을 달성하려면 4분기(10~12월) 1.04% 이상 성장률이 나와야 한다. ‘위드 코로나’로 인한 소비 증가가 4분기 성장률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경제도 이번 달 ‘위드 코로나’ 영향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 또한 지난 3분기 성장률이 2.0%에 불과해 4분기 반등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다. 미국도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 소비 심리가 살아나 연말 경제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본다. 미국은 지난달 말 백신 접종률이 57%을 기록하면서 하와이를 제외한 대부분 주에서 고강도 봉쇄 조치를 해제한 상태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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