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가 한국 수출에 주는 충격이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수출 품목의 경쟁력도 높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3일 ‘대중 수출의 구조적 특징과 시사점’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우리 대중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겠으나, 글로벌 반도체 수요와 중국 수출의 견조한 흐름이 부정적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대중 수출이 과거와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 수출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급증했으나 2010년부터 증가세가 완만한 모습이다. 연간 수출 규모는 1400억달러 안팎,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지 않고 안정된 상태인 것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저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생산기지 비교 우위가 약화되면서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중국의 자급률이 제고되면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기조적으로 약화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대중 수출 구조도 중국보다 경쟁력 우위에 있는 품목들로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기계류, 철강 등이다. 가동 단계 기준으로는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이며, 이것이 중국의 수출 최종재 생산에 활용된다. 중국은 산업 고도화 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으로부터 고기술 부품을 수입해 최종재·중간재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대중 수출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중국의 수출 및 투자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반면 중국 소비와의 상관 관계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바라봤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대중 수출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와 중국 수출의 견조한 흐름이 중국 내수 둔화의 부정적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대중 수출이 과거와 같이 추세적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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