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체들이 생각하는 가까운 미래 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이 2.7%으로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사람들 사이에 향후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임금과 투자 등에 대한 결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23일 ‘2021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자료를 통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2.4%)보다 0.3%포인트 오른 2.7%라고 밝혔다. 2018년 8월(2.7%) 이후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일반인들이 전망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최근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경제 주체들이 생각하는 미래 물가 수준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임금 협상, 투자 결정 등에 관련 전망을 반영하게 된다. 이로 인해 물가는 더 상승할 수 있다. 중앙은행들이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다. 소비자물가뿐만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도 함께 뛰면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금리수준전망지수 역시 138으로 전월(133)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2011년 3월(1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한편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6으로 전월보다 0.8포인트 올라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8월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9~11월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반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6으로 전월(125)보다 9포인트 내려갔다. 2020년 6월(112) 이후 최저치다. 주택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전월에 비해 다소 수그러들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