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한겨레> 자료 사진
국내 주요 기업 중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경우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쪽이 줄이겠다는 쪽보다 31대 6의 비율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최대 위험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혔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맡겨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101개사 응답)을 조사해 13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50.5%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인 62.7%가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기업은 5.9%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500대 기업은 나이스신용정보 기업데이터베이스(‘KIS-value’)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산업 내 경쟁력 확보’(50.0%), ‘신성장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2022년 경기 개선 전망’(6.3%), ‘제품 수요 증가 대응’(6.3%) 순으로 꼽았다.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들은 ‘2022년 경제전망 불투명’(31.8%),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31.8%)를 주된 이유로 들었다. 그 외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악화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도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지목됐다.
내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위험 요인)로는 응답 기업의 52.9%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 증가’를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차질’(17.6%),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17.6%),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불안 요인’(17.6%), ‘미·중 갈등 장기화 및 중국 성장률 둔화’(11.8%)를 주요 투자 리스크로 꼽았다.
내년도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 1위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글로벌 소비회복’(44.0%)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신성장 분야 경쟁력 우위’(32.0%),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20.0%),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대규모 인프라·친환경 투자 집행’(8.0%)이 뒤를 이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해선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40.6%), ‘세제지원 확대’(33.7%), ‘투자 관련 규제 완화’(28.7%), ‘대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17.8%), ‘반기업 정서 완화’(9.9%), ‘확장적 거시정책’(5.9%) 등을 거론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