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오르면서 1190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3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주말 사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내년 3월 정책금리 인상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이 흔들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190.8원으로 마감했다. 119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29일(1193원) 이후 처음이며, 전 거래일 대비 10원 가까이 오른 것은 6월17일 13.2원 상승한 이후 반년 만이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보다 1.81%(54.73) 내린 2963.00에 장을 마쳤다. 지난 15일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3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7%(10.75) 내린 990.51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의 배경은 오미크론 확산이다.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고, 이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자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는 설명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9일(현지시각) “오미크론에 대해 매우 분명한 한 가지는 놀라운 확산력, 전파력”이라며 “오미크론 때문에 우리가 겨울로 더 들어갈수록 힘든 몇주에서 몇달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연준의 내년 3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도 갈수록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다. 연준은 14~15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3차례 정책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7일 내년 3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이후 곧바로 정책금리 인상에 돌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뉴욕 전망가 클럽 연설에서 “연준의 새로운 자산매입 감소 속도가 이어진다면 내년 3월에 매입을 종료할 것”이라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인상은 테이퍼링 종료 직후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도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급락했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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