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다시 한 번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현재 1.00%인 기준금리가 내년엔 1.50~1.7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은은 24일 ‘202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자료를 통해 “한국은행은 2022년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이 완화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어 “완화 정도의 조정 시기는 대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물가 흐름을 살펴보면서 금융불균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은은 올 하반기 들어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도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미) 말한 바 있다. (내년) 1월과 2월 중 인상 시기는 모든 정보를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내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행 기준금리가 1.00%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내년 1분기 한 차례 더 상향 조정할 경우 1.25%가 된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년 전체적으로 두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1.50~1.75%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데엔 한은이 금리는 올리더라도 ‘긴축’ 상황은 만들지 않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9일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양호하지만,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회복 단계에 있으며 새로운 불확실성 요인도 대두하고 있다”며 “긴축 수준으로까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아직 고려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다는 이 발언은, 기준 금리를 ‘중립 금리’ 수준까지만 올린다는 뜻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등을 자극하거나 유도하지 않는 금리 수준을 가리킨다. 시장에서는 최근 우리 경제의 중립금리를 1.25~1.50%로 보는 의견들이 많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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