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의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조이기’는 작년 하반기보다 강도가 약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한국은행이 총 203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책임자를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7곳 국내은행 담당자들의 올해 1분기 가계대출 태도지수는 평균 -6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29)와 4분기(-41)에 비해서는 많이 축소된 수치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13일~31일 시행됐으며, 해당 지수가 음(-)의 값이면 강화 및 감소, 양(+)의 값이면 완화 및 증가로 해석한다.
한은은 “국내은행들의 가계대출태도는 금융당국의 관리 정책에 따라 직전 2분기 연속 큰 폭으로 강화된 이후 연초 관망세가 작용하면서 강화 기조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자금 대출은 크게 강화되었던 대출태도가 보합으로 완화되고, 일반자금 대출도 강화 정도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비은행권 담당자의 대부분은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올해 비은행권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비은행권의 올해 1분기 평균 대출태도는 상호저축은행 -13, 상호금융조합 -45, 생명보험회사 -24으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신용카드회사의 평균 대출태도는 작년 4분기 -57에서 올해 1분기 0으로 강화 기조가 축소된다. 한은은 “신용카드회사의 경우 지난해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크게 강화한 대출태도를 보합 수준으로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은행들이 생각하는 가계 신용위험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담당자들은 올해 1분기 가계 신용위험을 평균 15로 작년 4분기(12)보다 높게 바라봤다. 지난해 3분기(6)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한은은 “국내은행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 등으로 가계 신용위험이 전 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국내은행들은 자영업자 등 중소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신용위험 우려는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8로 올라갔다. 은행들은 아직 기업대출 연체율이 낮지만,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오는 3월 각종 금융지원 조처가 종료될 경우 중소기업 차주에 대한 신용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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