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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우크라 사태로 유가·곡물값 급등…물가 10년 만에 ‘4% 벽’ 넘나

등록 2022-03-06 18:42수정 2022-03-06 20:10

클럽아트코리아 제공
클럽아트코리아 제공

소비자물가가 상승률 4% 벽을 넘어설까.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와 곡물 등은 물론 시멘트, 수산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물가 우려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미 5개월 연속 3%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진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4% 상승률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2011년 12월 이후 물가 상승률이 4%를 넘은 적은 단 한차례도 없다.

오건영 신한은행 WM(자산관리)그룹 부부장은 6일 <한겨레>에 “국제유가나 곡물가 등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졌다”며 “올해 물가 상승률이 4%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 우려를 키우는 첫번째 요소는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자료를 보면, 국내 도입 유종인 두바이유는 지난 4일 기준 배럴당 108.8달러다. 지난 1월 한 달 간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83.5달러, 2월 평균 가격은 92.4달러다. 최근 가격 급등세를 염두에 두면 3월 평균값도 2월 가격을 웃돌 공산이 있다. 지난해 말 정부가 예상한 올해 두바이유 평균값(배럴당 73달러)을 크게 넘어서는 흐름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식량 품목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에프(F, food)인플레이션’이란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2월 세계식량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20.7%나 치솟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곡물, 설탕, 유지류, 육류 등 식량 관련 품목으로 구성한 지수를 토대로 산출한 가격 상승률이다. 30%대까지 오르던 지난해 8~9월에 견줘선 상승폭이 낮아졌으나 매우 높은 수준의 오름세가 해바뀜 뒤에도 이어지는 흐름이다. 특히 팜유, 해바라기유 등 유지류 가격(상승률 36.7%)이 다른 품목에 견줘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런 가격 상승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밀 무역량의 3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최근 시작된 전쟁으로 타격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대표적인 밀 수출 통로인 오데사(Odessa) 항구가 러시아군 공격으로 최근 봉쇄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가격이 부셸(1부셸=27.2kg)당 11.16달러로 2008년 3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를 찍은 배경이다. 밀 뿐만 아니라 옥수수, 쌀 등 다른 곡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최근 비료 값이 급등한 것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무관치 않다. <블룸버그> 등 외신을 보면, 러시아는 화학비료의 주성분인 칼륨, 질산 등의 수출을 최근 막았다. 비료 가격 상승은 농산물 생산 비용을 끌어올려 다시 곡물가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대외 여건을 염두에 두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높은 상승률을 보일 공산이 높다. 특히 최근 부쩍 가격이 치솟은 원유와 곡물은 운송 및 제조 시간 등으로 국내 물가에 1~2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대 초반에서 3.1%로 대폭 끌어올렸지만 이 전망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반영이 돼 있지 않다. 4%대 물가 상승률이 시장에서 종종 등장하는 과장섞인 예측이라고 치부하기 힘든 까닭이다. 올해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했던 기획재정부의 물가 전망도 크게 바뀔 여지가 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내다본 올해 물가 상승률은 2.2%였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이후 잊혀졌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난해 공급망 차질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귀환하는 모습”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질 경우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에도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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