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누가 될까?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자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경제 책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캠프 내에서 경제 부문 공약을 수립하거나 조정한 이들이 대체로 후보자 당선 이후 청와대 정책실을 비롯해 정부 내 핵심 경제 라인을 꿰차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계기로 한국 경제의 향로가 짙은 불확실성 늪에 빠진 점을 염두에 두면 새 정부 경제 라인에는 캠프 내 인연만큼이나 위기 대응 경험이 있는 이들이 중용될 여지가 있다.
10일 국회와 경제계에 따르면, 경제 선임부처의 수장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윤석열 당선자 캠프에 몸담은 이들 중 관료 출신이 주로 거론된다. 김영삼 정부(이경식)부터 문재인 정부(김동연)에 이르기까지 각 정부의 첫 경제부처 수장은 관료가 맡아온 경험칙에 근거한 전망이다. 또 한국 경제가 고물가와 저성장이라는 위험에 빠진 상황인 터라 안정적 경제 정책 운용의 필요성이 커진 점도 ‘관료 중용’ 가능성을 높인다.
이런 맥락에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과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추경호·류성걸·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다만 이들의 주전공은 조금 차이가 있다. 이석준·추경호씨는 일반 경제정책에 밝다면, 류성걸·송언석씨는 예산실장과 기재부 2차관을 지낸 예산통이다.
윤 당선자의 ‘경제책사’라고 할 수 있는 김소영 서울대 교수(경제학)의 행보도 관심이다. 그는 이번 선거의 경제 관련 공약을 최종 책임진 인물 중 한명이다. 다만 행정부 경험은 없는 터라 청와대 정책실에서 중용될 여지가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캠프 내 경제 정책에 관여한 김수현 세종대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 사회수석과 정책실장을 차례로 맡은 바 있다. 다만 한국은행 총재 후보군으로도 김 교수가 언급되기도 한다. 이주열 현 총재가 새 정부 출범 전인 이달 말 퇴임하는 터라, 새 총재 지명 권한은 문재인 정부에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강석훈 전 의원도 경제부처와 경제계에서 주목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경제학 박사(미 위스콘신매디슨대) 학위가 있는 강 전 수석은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데다 경제 공약 관련 대외 메시지를 총괄했다. 캠프 내 경제 영역과 관련해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도 있다. 부총리나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기용해도 어색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외에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 등 이명박·박근혜 과거 보수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전직 관료들이 전격 기용될 수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캠프 내 정책에 밝은 인사들도 행정부 경제라인에 기용될 수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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