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
일반인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인식을 보여주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9%까지 올라갔다. 약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9일 ‘2022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자료를 통해 이달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2.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4년 4월(2.9%) 이후 최고치다. 조사 대상인 전국 도시의 2500가구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9%로 예상한 것이다.
일반인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소비, 투자, 임금 결정 등에 영향을 끼치면서 물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앞으로 더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들이 많으면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더 수월해진다. 일반인들이 소비를 할 때 가격 인상에 덜 예민해지는 것이다. 기업들은 고물가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고, 이것은 다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 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으로 이러한 기대 인플레이션 오름세를 억눌러 2차 물가 상승 효과를 차단하려고 노력하는 까닭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3월 주택가격전망지수도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수는 104로 전월보다 7포인트 올라갔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째 하락했지만, 이번 달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재상승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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