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과 철근 등 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값이 추가로 더 오르면 수급 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제적인 원자재 대란이 국내 건설 경기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전체 건설자재 중 ‘절반’이 넘는 품목들의 가격이 전년보다 10% 이상 비싸진 것이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조사국(박상우, 황나윤)과 한은 경제연구원의 곽윤영 조사역은 29일 ‘건설투자 회복의 제약 요인, 건설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과 영향’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최근 건설자재 가격 급등이 향후 건설 경기의 빠른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자재 평균 가격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대비 28.5% 오르면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101개 건설자재 중 가격이 급등(전년 대비 10% 이상)한 품목 수 비중은 2020년 말 8.9%에서 올해 초 63.4%로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건설자재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적인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한은 보고서는 “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 원인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51.1%를 차지한다”며 “품목별로는 철강 등 금속 제품 가격이 전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면서 건설 경기 회복을 제약한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공사 수주금액이 사전에 결정된 상황에서 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기업들은 주로 마진(원가와 판매가의 차액) 축소, 공사 지연 등으로 대응하게 된다”며 “두 경우 모두 건설 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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