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설정된 비대면 가계대출 제한을 하나둘씩 없애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합산 1억' 한도 해제하고, KB국민은행은 비대면 대환대출 허용한다. 지난 28일 서울의 한 은행 앞. 연합뉴스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달 3.93%를 기록했다. 금융기관들의 대출 규제 완화에도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로 금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31일 ‘2022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통해 올해 2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93%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4년 7월(3.9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오른 3.88%를 나타냈다. 2013년 3월(3.97%) 이후 최고치다.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33%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4년 8월(5.38%)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은행권 규제 완화에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시장 금리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시장 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지난 1월 2%를 돌파한 후 2월 말에는 2.36%까지 상승했다. 시장 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한은의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에 영향을 받고 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지난달 일부 은행은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우대 금리까지 적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표 금리 상승으로 전체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의 4% 돌파 여부는 규제 완화와 지표 금리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대출 규제 완화는 하방 요인으로, 지표 금리 오름세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송 팀장은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3.93%까지 올라왔는데, 4% 돌파 여부는 금융기관들의 대출 규제 완화 태도와 지표 금리 상승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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