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 유동성 흐름이 ‘빚내서 투자’에서 ‘안전 자산 선호’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올해 2월 단기 예·적금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9조9천억원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12일 ‘2022년 2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통해 올해 2월 광의통화(M2, 평잔 기준) 잔액은 3662조6천억원으로 전월보다 21조8천억원(0.6%) 늘었다고 밝혔다. 광의통화는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을 뜻하며, 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코로나19 이후 ‘빚내서 투자’로 불어나던 광의통화는 지난해 12월부터 증가율(전월 대비)이 1%대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전년 대비 증가율 또한 작년 12월 13.2%를 기록한 후 올해 1월 12.7%, 올해 2월 11.8%로 점차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광의통화 중 주로 부동산, 주식 거래에 자주 쓰이는 요구불 및 수시입출식 예금 등이 포함된 협의통화(M1, 평잔 기준) 잔액은 올해 2월 1353조3천억원으로 전월보다 9천억원(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2월 협의통화 전월 대비 증가율도 11.6%로 지난해 2월 26%를 나타낸 이후 꾸준히 둔화세다.
반면 광의통화 중 안전자산으로 볼 수 있는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지난해 말부터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2월 한 달 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19조9천억원 늘었다. 이는 2002년 비교 가능한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지난 1월(22조7천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한은은 “광의통화는 위험 회피 성향 강화에 따른 대체자산 매도 지속 등으로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