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대 기업 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540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사외이사 보수를 1억원 넘게 주는 기업은 10곳, 이들 기업에 소속된 사외이사는 5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시엑스오(CXO)연구소가 국내 300대 기업의 사외이사 보수를 분석해 27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2021년 기준 300대 기업의 사외이사는 981명이며, 이들에게 지급된 연간 보수 총액은 531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5410만원 꼴이다. 2019년 기준 4880만원보다 10.9% 높다. 여기서 300대 기업은 15개 주요 업종별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20개 상장기업이라고 시엑스오연구소는 밝혔다.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640명) 보수는 5633만원으로 감사위원을 따로 맡지 않은 일반 사외이사 평균 보수 5094만원보다 많았다. 2019년에는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는 5290만원, 일반 사외이사는 4229만원 수준이었다. 여러 회사 사외이사 재직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엘지(LG)디스플레이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로 지난 한 해 동안 받은 보수는 9천만원 수준이었다.
사외이사 급여액 분포를 보면, 1억원 이상 5.6%, 9천만원대 4.9%, 8천만원대 11%, 7천만원대 10.5%, 6천만원대 9.4%, 5천만원대 10%, 4천만원대 12.5%, 3천만원대 16.5%, 2천만원대 13%다.
사외이사 평균 보수를 가장 많이 지급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이 회사 사외이사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4750만원이었다. 이어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1억2240만원, 에스케이텔레콤 1억2220만원, 에스케이하이닉스 1억1730만원, 삼성물산 1억1330만원, 네이버 1억580만원, 현대모비스 1억540만원, 케이티(KT) 1억330만원, 현대자동차 1억250만원 순이었다. 평균 1억원 이상 지급한 회사는 10곳, 이들 기업에 속한 사외이사 수는 55명이다. 2019년에는 각각 3곳과 16명이었다.
오일선 시엑스오연구소장은 “장차관급을 비롯해 정부 부처 요직을 역임한 인사들이 대기업 사외이사로 진출하는 경향이 높아지다 보니 보수 수준도 그에 따라 올라가는 추세”라고 풀이했다.
업종별로는 전자 업종(58명)이 평균 745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통·상사 7277만원, 석유화학 6927만원, 정보통신 6604만원, 자동차 6410만원, 금융 5877만원, 철강 5478만원, 건설 5400만원 순이었다. 패션은 3070만원으로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낮았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