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용 2종 5·7월 출시
연비 20% 향상 1위 수성 다짐
기아차 재구입 운전자에 할인
‘고급화’ 르노삼성 모범 공략
현대자동차가 4년만에 새로운 모델의 영업용 택시 두 가지를 잇달아 선보인다. 한 가지는 신형 쏘나타이고, 다른 하나는 그랜저엑스지(XG) 후속 모델이다. 현대차는 이를 앞세워 택시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인다는 전략이다.
옵티마와 리갈의 기아차와 에스엠5 시리즈를 내세운 르노삼성자동차의 반격도 만만찮다. 르노삼성은 특히 개인택시 운전자들에게 강하게 먹혀든 점을 집중 부각시켜, 일반 승용차 시장에까지 영업력을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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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타나 택시 곧 ‘시동’=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택시는 5월에 나온다. 2000㏄급 엘피아이(LPI)엔진이 장착될 예정이다. 추운 겨울에 시동이 잘 안걸리는 기존 엘피지(LPG) 엔진의 단점을 보완하고, 출력과 연비를 10~20% 정도 향상시킨 것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7월에는 그랜저엑스지(XG) 후속(프로젝트명 TG)으로 개발 중인 영업용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2001년 6월부터 출시되고 있는 뉴 이에프(EF) 쏘나타 택시의 기본 가격은 2.0 GX 수동 기준으로 928만원이다. 각종 사양의 차이에 따라, 같은 모델의 일반 승용차 가격(1457만원)에 견줘 40% 가까이 싸다.
기아차 택시는 옵티마와 리갈 두 가지가 판매되고 있다. 배기량은 둘 다 2000cc급이다. 회사 쪽은 기아차 택시를 재구입하는 운전자에게 30만원까지 차 값을 깎아주고 있다. 구매 예상고객을 직접 찾아가 차량 점검과 소모성 부품을 무상으로 바꿔주는 등 적극적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초기 판매 부진을 씻고 지난해 9천여대를 팔아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해 택시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20% 많은 1만1천여대로 잡았다.
지난해 현대차는 택시시장에서 2만538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이 60%를 넘어섰다. 전국에는 대략 23만대의 택시들이 운행하고 있는데, 택시 10대 가운데 6대 꼴은 현대차라는 얘기다. 현대차는 1970년대 포니에서 1980년대 스텔라, 1990년대 쏘나타로 이어가며 택시 시장을 계속 주도하고 있다. 기아차의 점유율 21%와 합치면 전국 택시의 80% 이상을 현대ㆍ기아차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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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5의 반격=르노삼성은 택시 시장에서 현대차의 독주를 깨기 위해 개인택시 운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안락하고 내구성이 강한 차량을 원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면서 모범택시용 차량에 핸즈프리킷과 전동 접이식 옆 거울, 시디플레이어 등을 기본 사양 품목으로 장착했다. 영업소 오토카페 안에 수면실을 두어 피로에 지친 운전자들을 쉬어가게 한 것도 발빠른 서비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중에서 에스엠5 택시는 동급의 쏘타나 택시에 비해 200만원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에스엠5 택시는 초기 구입 비용은 더 들지만 부품의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잔 고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몇 년 지나면 유지비는 더 적게 들면서 가격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때 에스엠5 택시는 개인택시 운전자들 사이에 품질 좋은 차로 입소문이 돌면서, 지난 2002년 개인택시 부문에서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30%로 뒷걸음쳤지만 르노삼성 쪽은 차별화된 고객만족 서비스를 통해 명성을 되살린다는 전략이다. 르노삼성차는 그러나 최근 출시한 ‘뉴 에스엠5’의 택시 출시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시장에서 10% 가까이 점유했던 지엠대우 택시는 지난해 6%로 내려앉았다. 쌍용차는 영업용 택시를 판매하지 않는다. 간혹 쌍용차의 무쏘가 섬 지역에서 영업용으로 운행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일부 운전자들이 영업용 택시로 용도를 바꿔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 절차를 거쳐 등록해 사용하면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체어맨도 무쏘처럼 용도 변경을 통해 모범택시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기아차의 오피러스 또한 택시용으로 판매되지는 않지만, 일부에서 렌터카로 구입한 뒤 영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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