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티즈의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의 주행 모습. 로보티즈 제공
로봇 전문 기업 로보티즈가 다음 주중 실외에서 ‘현장 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로 진행하는 로봇의 자율주행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본격 상용화에 앞선 실증 사업 단계이긴 하나 동행인 없이 로봇의 실외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국내 첫 사례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부의 관련 규제 완화에 맞춰 현장 요원을 배치한 상태에서 하는 실외 로봇 자율주행 실증 사업은 이미 2년 전부터 계속해왔고 다음 주 중 사람을 붙이지 않는 로봇 주행 테스트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격 관리자 1명의 총괄 관리 아래 다수 로봇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에서 음식 따위를 배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아직은 서비스 테스트가 아닌 주행 테스트 단계”라고 말했다.
로보티즈의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의 주행 모습. 로보티즈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항공과의 김호철 과장은 “규제 샌드박스(특례)에 따라 자율주행 로봇 실증 사업을 벌이고 있는 10여곳 중 가장 먼저 시작한 데가 로보티즈였고, 동행인을 배치하는 않는 이번 (실외 자율주행 로봇) 실증도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 단계 진전된 로보티즈의 실증 사업은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따라 가능해졌다. 산업부는 로봇업계의 애로 사항을 반영해 실외 자율주행 로봇에 대해 현장 요원 없이도 원격관제로 실증해볼 수 있도록 국무조정실·경찰청과 협의를 마쳤다고 28일 밝히고 이날 관련 규정을 바꿨다. 이에 따라 원격관제를 할 수 있는 기업은 현장 요원 대신 원격 관리자를 책임관리자로 지정해 다수의 로봇을 총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완전원격 관제를 하기 어려운 기업은 현장 요원을 배치해 로봇의 이동을 관찰할 수 있는 거리 내에서 다수의 자율주행 로봇을 총괄 관리하면 된다.
현행법에선 자율주행 로봇의 실외 활동은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도로교통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자동차로 여겨져 보도나 횡단보도에서 통행할 수 없다. 로보티즈블 비롯해 일부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 운행은 정부의 규제 특례에 따른 것이다. 여기서는 로봇 1대마다 운전면허를 딴 현장 요원을 1명씩 붙여 졸졸 따라다녀야 한다. 실외 주행과 달리 호텔 등 실내에서 이뤄지는 로봇 서비스는 이미 여러 곳에서 상용화 단계에 들어가 있다.
김병수 대표는 “로봇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의 경제성을 지금 단언할 순 없으나, 맥킨지(컨설팅 업체)를 비롯한 전문기관에서 관련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전망하고 있으며 법적 규제를 조기에 해제한 선진국에서 발 빠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망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예전엔 사람이 걸어 다니며 물건을 배달했는데, 지금은 오토바이와 ‘앱’으로 대체됐다. 앞으로는 로봇 운영자와 로봇이 이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 본다”며 “택배 서비스를 100% 자동화할 순 없을 테고 로봇이 택배 기사를 돕거나, 택배 기사가 관제사 역할을 하면서 여러 대의 로봇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