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센터가 운영하는 몰테일 중국 물류센터 전경. 코리아센터 제공
1세대 최저가 검색 플랫폼 ‘다나와’와 종합 이커머스 회사 ‘코리아센터’가 합친다. 다나와가 모회사 코리아센터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코리아센터의 최대주주에 오른 뒤 첫번째 인수합병이다. 생존 위기에 처한 1세대 이커머스의 체질 개선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코리아센터와 다나와는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나와는 코리아센터의 자회사다. 코리아센터는 다나와의 최대주주로 지분 51.3%를 갖고 있다.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코리아센터 최대주주 한국이커머스홀딩스(지분율 51.8%)가 합병법인 다나와의 최대주주가 된다. 한국이커머스홀딩스는 올 초 엠비케이가 코리아센터에 4천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세워진 특수목적 회사다.
코리아센터는 역합병 이유에 대해 “컴퓨터 및 전자제품 가격 비교 부문에서 독보적 1위 사업자인 다나와의 경쟁력을 다른 플랫폼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나와는 지난해 기준 월평균 2400만명의 방문자, 월평균 1억5천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소비자를 유입시키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2000년 설립된 국내 1위 해외직구 대행 플랫폼 ‘몰테일’, 국내 2위 인터넷 쇼핑몰 구축 서비스 ‘메이크샵’, 가격비교 플랫폼 ‘에누리닷컴’ 등을 운영하는 종합 이커머스 기업이다. 당분간 다나와, 몰테일, 에누리 등을 각각 운영하면서 장기적으로 각 플랫폼의 자산(리소스)를 결합해 통합 이커머스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다나와를 비롯해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 1세대 대표 이커머스들이 잇따라 인수합병당하며 플랫폼 업계의 지각변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지마켓·옥션)를 인수했고, 숙박·여행 플랫폼인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모바일 기반의 신흥 플랫폼과 버티컬커머스(전문몰) 등으로 소비자가 이동하면서 변신의 시기를 놓친 1세대 이커머스들이 퇴장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이런 틈을 타 코리아센터 최대주주에 오른 엠비케이 행보도 눈에 띈다. 엠비케이는 지난 4월 코리아센터에 다나와 인수자금 4천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두 회사를 동시에 인수하는 빅딜에 성공했다. 엠비케이가 이커머스 분야에 처음 진출한 사례로, 오랜 기간 가격비교 플랫폼에서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진출 가능성이 거론됐다. 김병주 엠비케이 회장은 연초 투자자들에게 “온라인 플랫폼 분야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엠비케이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카카오 직원들의 반발로 중단된 상태이다.
익명을 요청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플랫폼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사모펀드 자본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알짜배기 이커머스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온라인 소비 시대 이커머스는 많은 고객 정보와 상품 데이터가 모이는 정보망이자 다양한 신사업으로 확장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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