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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300원 위로 날아간 원-달러 환율…‘메모’로 비밀 풀었다”

등록 2022-08-21 18:47수정 2022-08-22 10:38

[짬] 국제금융센터 최재영 원장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센터 제공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센터 제공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 있는 최재영(57) 국제금융센터 원장의 사무실 책상에는 단행본 크기의 두툼한 메모수첩 10권이 쌓여 있다. 대략 3년 전부터 생각날 때마다 틈틈이 메모하고 정리해둔 ‘환율노트’다. 통화스와프·콜옵션·풋옵션 같은 전문용어가 깨알같이 적힌 대목도 있고 어떤 페이지에는 복잡한 환율 결정 방정식이 수식으로 한 장 가득 채우고 있다. 경제성장·금리·물가·주식 등 다른 경제 지표가 아니고 왜 그토록 어려우면서도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환율’일까?

지난 18일 만난 최 원장은 “저 스스로도 환율을 둘러싼 각종 개념과 가격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가 늘 붕 떠 있었어요. 국제경제학 책을 다 읽고나서도 돌아서면 환율 대목이 또다시 헷갈리고 금방 잊어버리곤해서 고민하다가 ‘아, 이렇게 내 방식과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구나’하는 아이디어가 문득 떠오르면 노트에 기록해두기 시작했어요. 일반인들도 이 책을 읽고 ‘환율로부터의 자유’를 얻기를 소망합니다.”

최 원장은 최근 센터의 오정석 부장과 함께 ‘그 메모’를 녹여 <환율 비밀 노트>(시공사)를 펴냈다. 때마침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로 치솟으면서 출간 보름 만에 벌써 2쇄에 들어갔다. 31년 정통관료 출신 경제분석가가 낸 첫 실무 경제 해설서치고는 ‘돌풍’인 셈이다.

재정·금융만 31년 정통관료 출신
2019년 국제금융센터 원장 선출
3년간 쌓인 ‘메모수첩’ 10권 바탕
해설서 ‘환율비밀노트’ 펴내 화제

원-달러 환율 1300원대 투자 조언
“위기는 아냐…안정될 때 기다려야”

시공사 제공
시공사 제공

우리 경제에서 서학개미·동학개미 같은 주식투자자, 외국인투자자, 채권시장, 수출입 활동을 하는 수많은 기업체, 그리고 외환당국까지 모든 경제주체들이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제지표가 원-달러 환율이다. 환율은 직간접적인 여러 파급경로를 통해 성장·무역·금리·물가·주식 등 거의 모든 경제부문에 동태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경제를 좀 안다는 사람에게조차 환율은 “이해한 듯 했으나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잡은 듯하면서도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골치 아픈 통화가격 지표”이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기 일쑤인 환율도 그 전모를 명쾌하게 이해하고 나면 이제 환율 세계뿐 아니라 국내외 경제 세상이 돌아가는 전체 모습까지 시야가 확 트이게 됩니다.”

이 책은 환율이 어디서 어떻게 결정되는지, 누가 결정하는지, 환율이 변동하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예측은 가능한지, 나아가 선물환·차액결제선물환(NDF)·통화선물시장·콜옵션·풋옵션·외화자금시장·외환 및 통화스와프시장·외환포지션·헤지거래·차익거래까지 그야말로 환율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그런데 환율을 다룬 종래의 여러 책들과는 이야기하는 방식과 시각이 확연히 다르다. 전달력에 초점을 맞춰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일상언어’ 방식의 설명과 분석을 해놓았다.

“저의 오랜 외환시장 현장 경험과 실무 감각을 바탕으로 환율노트에 적어놓은 저만의 새로운 시각과 방법을 활용했지요. 어떤 개념과 용어를 설명할 때 오직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는 교과서 스타일의 이상적인 언어는 최대한 배제했어요.”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320원을 넘어섰다. 그는 “작년말과 올초 평균가격인 1200원 정도가 펀더멘털이라고 봅니다. 그 이상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죠. 10%가량 오른(원화가치 절하)건데 국제통화시장에서 달러가치가 그동안 11%정도 올랐어요. 예전엔 환율이 1300원대에 이르면 ‘우리 경제가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곤했지만 지금은 달러 강세로 달러 대비 모든 외국통화가 오르고 있는 것이니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죠. 위기는 아니에요.”

하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달 후에 환율이 오를지 내릴지 예측하는 건 한달 후에 비가 올지 안 올지 예측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환율로 이익을 보겠다는 생각은 조심해야 합니다.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려는 수세적인 태도를 늘 갖는 게 좋아요.”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로 “지금 1300원대 환율은 우리 경제동향의 전반적인 국면을 맨 앞에서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어요. 사업 확장과 공격적 투자는 경제가 안정될 때까지 좀더 기다리는 편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주식이든 금리든 채권이든 환율이든 가격 흐름을 놓고 싸우는 경제영역에서 투자의 관건은 늘 ‘예측력’이다. “이름만 들어도 전문성이 넘쳐나는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당초 전망치로 예측한 환율과 실제 환율을 사후적으로 비교해보면 그 절대수치는 고사하고 방향성조차도 맞추는 확률이 50% 안팎에 불과하니 그냥 무작위로 찍는 것과 같은 수준이죠.” 명색이 환율결정이론을 연구한다는 학자들조차 ‘환율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랜덤워크 모델)는 식으로 답변하기 마련이다.

“미래 환율 예측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정보는 오늘의 환율 그것뿐입니다. 모든 경제기관들이 환율을 포함한 각종 경제지표 전망치를 나중에 주기적으로 매번 다시 수정하고 있잖아요. 왜 수정했는지 설명하는 방식이 오직 전문적일뿐이죠. 시장에서 투자의 세계는 조지 소로스가 말한 것처럼 ‘예측을 맞히는 영역이 아니라, 예측하고 행동하고 시장이 변하면 또 끊임없이 수정하고 대응하는 방식’만이 최선이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8년 행시를 거쳐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줄곧 재정·금융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1998년 미주리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2019년부터 국제금융센터 원장을 맡고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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