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피해 포스코 매출 2조원 감소…‘연내 정상화’도 어려워

민관합동 ‘철강수급 조사단’ 점검 결과

지난 9월 태풍 피해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3문 지역이 물에 잠겨 있다. 소방청 제공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스코 매출감소액이 2조400억원,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의 매출 차질은 25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포스코 전체 공장의 재가동 시기는 애초 알려진 연내보다 늦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포항 지역 수해 뒤 구성한 민관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포함한 조사 중간결과를 보고받았다고 14일 밝혔다. 민관합동 10인의 철강수급 조사단은 9월 중순 구성 이후 세 차례 포항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복구 계획과 수급차질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조사단 점검 결과, 포스코의 ‘상공정’은 완전 정상화됐다. 10일 기준 ‘하공정’ 18개 제품공장 중 6개(2·3전기강판, 1열연, 1냉연, 1선재, 3후판)는 복구 완료됐으며, 9개 공장은 연내 추가 가동될 예정이다. 내년 1분기까지 스테인리스스틸(STS)1냉연공장, 도금공장 등 2개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면 포스코 제품생산 설비는 태풍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조사단은 밝혔다. 나머지 1곳 1후판 공장의 복구 일정은 미정이다. 포스코 쪽에서 “연내 정상화”라고 밝혔던 것보다 늦어지는 셈이다.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전기강판, 선재, 스테인리스스틸)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철강재 수급 차질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단은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국내 협력 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 대응해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에서 수급 이슈는 없으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시장 재고량을 고려할 때 주요 설비가 복구되는 연말까지 수급 애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2열연공장 등에서 향후 설비복구 일정 지연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체 생산을 통한 공급을 추진 중인 엘엔지(LNG)운반선 화물창용 스테인리스 등의 진행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핵심산업의 안정적 공급망 유지를 위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보다 철저히 대비했어야 한다”고 밝혀 포스코 경영진의 책임 문제를 거론했다. 태풍 피해 재발 방지 방안으로 조사단은 포스코 배수시설 및 자가발전 설비의 보완을 권고했다. 또 재난 대비, 재난 복구, 시장 보호를 포함한 ‘기업활동 지속전략’(BCP)을 수립하고, 철강 부문 매출감소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포스코뿐 아니라 국가기간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태풍·지진 같은 유사시에도 핵심산업으로서 안정적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기업활동 지속전략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조사단은 12월말 활동 종료 때까지 기업활동 지속전략에 필수적으로 담아야 할 사항을 구체화하고 향후 설비복구 진행에 따라 수급통계 분석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 태풍 피해 당시 화재가 발생했던 2열연공장의 복구 이후인 12월 하순께 4차 현장조사를 벌여 2열연을 비롯한 연내 재가동 설비의 정상가동 여부를 확인하고 철강재 수급 영향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이런 조사·분석을 종합해 12월말까지 최종 보고서를 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