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도끼(본명 이준경)가 세금 3억여원을 1년 넘게 내지 않아 과세 당국의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세청은 15일 이씨를 포함해 국세 2억원 이상을 1년 넘게 체납한 개인 4423명과 법인 2517개의 명단을 국세청 누리집에 공개했다. 올해 체납자 명단에 추가된 이들의 전체 체납액은 4조4196억원에 이른다.
이씨는 2020년 이전에 발생한 종합소득세 등 모두 5건에 걸쳐 세금 3억3200만원을 체납했다. 국세청은 “래퍼로서 활동하면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2018년 자신의 어머니가 중학교 동창생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빚투’ 논란이 일자 “1천만원은 내 한 달 밥값 밖에 안 되는 돈”이라고 말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또 이씨는 같은 해 미국 보석업체로부터 공연에 쓸 금반지와 금목걸이 등 약 4500만원어치 귀금속 7점을 외상으로 사들이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7월 강제 지급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날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중엔 경기 안산시에 살며 불법 도박업체를 운영하는 임태규(50)씨의 체납액이 173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법인 중에는 서울 중구 백프로여행사(대표자 김성곤)의 체납액이 236억원으로 최대였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체납자 정보 공개 범위를 기존 이름(법인 대표자 포함)과 나이·직업·체납액·주소 등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 이름까지로 확대했다. 체납자들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체납액이 5억원 미만이면 국세 소멸시효에 따라 5년간, 5억원 이상이면 10년간 신상을 계속 공개한다.
이날 국세청은 2억원 이상의 조세 포탈로 지난해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조세포탈범 47명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배우 장근석의 어머니 전혜경(63)씨도 공개 명단에 올랐다. 전씨는 트리제이컴퍼니라는 연예 기획사를 운영하며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다른 사람의 해외 계좌로 빼돌리는 등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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