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환경차관-청정생산 포부
다 쓴 정수기 회수도 추진
다 쓴 정수기 회수도 추진
이진 웅진그룹 환경경영 담당 부회장
‘경제와 환경.’ 기업들은 이 둘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생각할까? 과거 성장 일변도의 개발시대처럼 병행할 수 없는 대립관계로 보는 시각은 많이 사라졌으나 환경에 대한 투자를 부담으로 느끼는 경향은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웅진그룹이 최근 환경경영담당 부회장직을 신설해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임 부회장에는 이진(64·사진) 전 환경부 차관을 앉혔다. 부회장 밑에는 환경경영 사무국을, 각 계열사에는 전담 직원들도 뒀다. 다음달엔 환경경영 선포식도 열 예정이다. 대개 기업들이 특정 부서에 환경 업무를 끼워넣거나 캠페인 정도로 생색내기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진일보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13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수익성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환경 투자에 인색한 최고경영자들의 그릇된 사고를 바꾸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2대 국회의원과 환경부 차관을 끝으로 정치와 공직에서 발을 뺀 뒤 고향 학교인 공주대에서 10여간 ‘환경경영론’과 ‘지구환경론’을 가르치고 있다. 강단에서 줄곧 ‘경제와 환경의 통합’을 강조해온 그는 기업에서 청정생산과 친환경경영 체제를 반듯하게 세워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우선 제품을 만드는 과정부터 일체의 오염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청정생산 체제를 완벽하게 갖추는 것부터 손댈까 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것만 갖고는 절대로 ‘친환경경영’에 가까이 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제품 생산 이후 유통, 물류, 폐기, 재생산에 이르기까지 순환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웅진이 환경경영의 실천 방향으로 잡은 절약(Reduce), 재이용(Reuse), 재활용(Recycle) 등 ‘3R’도 같은 맥락이다. 그가 다 쓴 정수기를 회수하도록 건의하려는 것도 생산과 판매 이후를 더 신경쓰야 하는 ‘순환경제’의 중요성 때문이다. 그는 “환경경영은 재활용까지 고려하는 피나는 노력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업체들도 재활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웅진이 그룹 차원에서 ‘환경경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물’과 ‘공기’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기업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출판에서 식품에 이르기까지 사업부문을 여럿 거느리고 있지만, 주력은 역시 웅진코웨이의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사업이다. 이 부회장이 부임한 지난달부터 웅진코웨이는 환경경영 진단이 한창이다. 청정생산 체제를 제대로 갖췄는지 제3자인 외부기관에 용역을 맡겨 따져보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다음달에 정밀진단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전 계열사에 자체 진단을 실시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그는 “환경과 경제는 이율배반적 또는 양자 택일적인 대립 관계에 있지 않다”며 “(경제)성장하면서 (환경)보전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세상은 많이 팔고 많이 남기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어떻게 하면 사회에 좀 더 기여하고 친환경적으로 나아가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된 거죠. 기업이 병존을 넘어 둘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그는 “환경과 경제는 이율배반적 또는 양자 택일적인 대립 관계에 있지 않다”며 “(경제)성장하면서 (환경)보전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세상은 많이 팔고 많이 남기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어떻게 하면 사회에 좀 더 기여하고 친환경적으로 나아가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된 거죠. 기업이 병존을 넘어 둘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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