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브랜드·기업이미지 높아져…“자긍심 등 사회심리적 효과 커”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의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준결승전에 오르기까지 경제적 가치는 만만치 않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경제적 유발 효과를 산출하는 방식을 적용할 경우 적어도 1조원 이상의 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19일 <한겨레>가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 의뢰해 ‘한국 야구대표팀의 4강 진출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대회를 통한 국가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 상승 효과는 3억3천만달러(약 3200억원)로 추산됐다.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 치러지는 월드컵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적다는 점을 전제로 할 때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북미 및 중남미 수출액 597억8천만달러에다 월드컵 때의 세계시장 파급률(5년동안 세계시장 판매 0.55%씩 증가)의 5분의 1인 0.11%를 곱해 도출한 수치다. 여기에 우리나라 10대 이상 인구의 절반이 8강전부터 준결승전까지 시청했다고 치고 이들이 무한한 자긍심을 느껴 심리적으로 지불이 가능하다고 느끼는 비용을 한 대회당 1만원으로 잡았을 때 6450억원이란 경제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매 경기마다 10만원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이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박영옥 체육과학연구원 정책개발실장은 “무엇보다 한국팀의 돌풍이 불러온 사회심리적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번 야구대회를 월드컵에 견줄 수는 없지만, 질적 가치로 따질 때 오히려 월드컵에 못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월드컵의 경제적 가치는 27조원에 가깝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태일 수석연구위원은 “특히 야구 종주국인 미국을 꺾은 데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계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이 경제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전체 국가역량이 한단계 올라간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월드컵 이후 세계시장에서 휴대전화와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이 잘 팔리고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국가 브랜드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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