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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 재개…경기둔화 예고

등록 2023-07-09 16:12수정 2023-07-10 02:50

Weconomy | 공동락의 경제스토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모처럼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그렇지만 통화당국은 매파적인 견해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간 너무 빠르게 금리를 올렸던 만큼 이제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준만이 아니다. 유럽중앙은행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중앙은행 버전의 잭슨홀 미팅으로 불리는 신트라 포럼을 통해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가까운 장래에 확신을 가질 수 없을 듯하다”며 통화긴축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긴축에 대한 재료를 다소 다른 방식으로 소화하며, 적어도 지난해와 같은 과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수익률곡선이 빠르게 평탄화 흐름을 재개하며 통화당국의 발언이나 행보들에 대한 시장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수익률곡선은 흔히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로 불린다. 스프레드 동향은 기간 구조를 달리하는 장기와 단기 금리 간의 격차라는 본연의 의미 외에도 경기에 대한 선행적인 예측력, 통화당국의 행보에 대한 시장의 반응 등 여러 시사점을 준다. 특히 경기 예측에 있어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멀지 않은 시기(보통 금리 역전 이후 1년 반 정도 전후)에 경기 침체가 온다는 것이 공식화될 정도다. 이에 대해 연준은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나, 적어도 수익률곡선 동향을 경기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매우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은 숨기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다시 마이너스(-) 폭을 확대하고 있다.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직후에 나타났던 스티프닝(금리 격차 축소) 이후 횡보 흐름을 나타내고 있었으나, 지난달부터 연준의 매파적인 입장 표명이 강화된 이후 평탄화를 재개하고 있다. 마이너스 폭이 더욱 확대(과도한 평탄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문제가 아니라 만기에 따라 차별화된 금리 동향을 시사하는 수익률곡선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드러낸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처럼 금리의 역전 폭이 커진다는 것은 금융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행보를 과격한 긴축(일명 ‘오버킬’)으로 인식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가 견제를 위해 연준이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리겠다고 하자 정책금리와 상관성이 높은 단기금리는 크게 상승한 반면, 장기금리는 향후 경기 하강 등에 대한 가능성을 반영해 상승폭 자체가 단기금리 상승 폭에 못 미치거나, 오히려 금리가 내려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최근의 미국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에 비해 이 마이너스 폭이 더 컸던 시기가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직전이었다. 수익률곡선은 연준이 금리를 덜 올리겠다는 징후가 보이면 금리 격차를 줄였고, 더 올리겠다고 할 때 평탄화했다. 여기에 수익률곡선이 지닌 경기에 대한 선행적인 예측력까지 더해진다면 수익률곡선 평탄화→과잉 통화긴축→경기 둔화라는 연결고리가 완성된다.

연준의 매파적인 견해로 단기적으로 시중금리의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 수준도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수익률곡선의 평탄화 재개는 경기 둔화, 과잉 통화긴축에 대한 경계감 등과 같은 스토리의 재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채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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