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72개 광공업종 가운데 45개 업종의 8월 생산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제조업·광업 업종들은 여전히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 8월 광공업(제조·광업)의 ‘생산확산지수’는 전달과 비교해 1.4포인트 하락한 36.8다. 지난해 12월(15.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2월 바닥을 찍고 올해 3월 66.0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생산 증가·감소업종 수의 비율을 뜻하는 생산확산지수는 전달 대비 생산이 늘어난 업종이 많으면 50 이상, 감소한 업종이 많으면 50 미만을 나타낸다. 광공업은 총 72개 업종을 대상으로 집계한다.
지난 8월 생산이 전달보다 줄어든 업종은 45개(62.5%)로, 전달 대비 1개 늘었다. 생산이 증가한 업종은 1개 줄어 총 26개였다. 생산 수준이 전달과 유사한 보합 업종은 1개였다.
생산확산지수가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과 달리 8월 광공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5.5%)으로 반등했다. 반도체 생산이 회복한 덕이다. 생산지수는 각 업종별 부가가치 규모를 토대로 산출한 가중치를 반영한다. 반면 생산확산지수는 각 업종의 생산 증감 방향만 나타낸다.
반도체 가중치(2031.6)는 광공업생산지수(총지수 10,000) 구성업종 중 가장 크다. 두 번째로 가중치가 큰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991.4)보다 2배 이상 크다. 생산액이 같은 비중으로 변화해도 전체 광공업생산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반도체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보다 두 배 이상 더 크다는 뜻이다. 광공업 생산지수의 큰 폭 반등 자체로만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의 업황 회복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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