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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사중 국외출장’ 재벌 관행?

등록 2006-04-03 19:07수정 2006-04-04 00:13

왼쪽부터 대우 김우중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삼성 이건희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 15차 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 개막식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왼쪽부터 대우 김우중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삼성 이건희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 15차 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 개막식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대우 김우중…한화 김승연…삼성 이건희… 현대차 정몽구 회장 출국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돌연 출국하던 지난 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칩거 두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하던 이 회장의 얼굴에는 미묘한 웃음기가 흘렀으나, 정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인천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정 회장의 출국은 이전 이 회장의 출국과 닮은꼴이다. 검찰 수사망이 죄어오자 서둘러 국외로 빠져나간 점이나, 업무 또는 신병치료차 따위의 사유를 들먹이는 점도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은 2일 정 회장의 출국에 대해 “오래 전부터 일정이 잡혀 있어 연기할 수 없었다”며 “업무차 일주일 예정으로 미국을 다녀오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2005년 6월 정몽구 회장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이정용 기자<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2005년 6월 정몽구 회장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이정용 기자lee312@hani.co.kr
여행업계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정 회장은 미국행 비행기표를 출국 당일인 2일 예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미국 방문 일정이 오래 전에 잡혀 있었다는 설명은 궁색해보인다. 정 회장이 불과 두달 전 업무상 비슷한 이유로 미국을 방문한 점도 석연치 않은 출국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우려되는 것은 기업집단을 넘어 국가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재벌 총수들이 크고작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책임을 지려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몸을 피하기에 급급해한다는 인상을 주는 점이다. 재벌 총수들의 도피성 출국에는 사법기관과 금융감독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도 한몫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근용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팀장은 “검찰과 법원, 금융감독위원회 등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보니 소나기를 잠시 피하면 된다는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가 예상되는 총수는 예외 없이 국외출장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수사의 칼끝을 피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왔다. 현대차와 삼성뿐 아니라 한화와 대우 등의 총수들이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2004년 1월1일 검찰의 출국금지 하루 전날 미국으로 떠났던 김승연 한화 회장의 사례는 대표적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소환조사 한번 받지 않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김승연 회장은 불구속 기소로 예봉을 피했다. 또 재벌 총수들은 얼마 지나지 않으면 여유를 되찾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9월 온나라를 뒤흔들었던 이른바 ‘엑스파일’ 수사가 한창일 무렵 ‘도피성’이란 의혹을 받고 출국했다가 다섯달 만에 돌아온 이 회장은 오는 6일 국제올림픽위원들을 만찬에 초대하는 등 당당하게 공식활동에 나서고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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