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엘지카드 인수전 가세

우리·하나는 주춤…신한과 2파전 될수도

농협이 사실상 엘지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의사를 밝혀, 금융권 2위 자리를 놓고 시중은행들이 경쟁하던 인수전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재경부의 반대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하나금융지주도 아직 뚜렷한 의사 결정을 못하고 있어 신한금융지주와 농협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농협 관계자는 5일 “엘지카드 인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큰 변수가 없으면 엘지카드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민연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자금조달에도 큰 문제가 없고, 현재도 카드업을 하고 있기 대문에 정부의 허가를 얻는 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자금 문제는 중앙회의 자회사 출자한도 1조3천억원과 단위조합의 출자한도 1조7천억원에 국민연금을 끌어들여 1조원 정도를 보태면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엘지카드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과거 엘지카드 실사를 한 적이 있어 의사결정 뒤 추진까지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수전 참여가 예상되는 외국자본은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테마섹 등이 거론되고 있고, 산업은행도 최근 “외국계 금융사 4~5곳이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카드업의 특성상 1천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엘지카드가 외국계에 넘어가면 회원들의 소매금융 정보가 모두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국계의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석진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