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사장 간담회
정상명 검찰총장이 1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간담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정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5·31 지방선거와 관련한 선거사범과 현대차 비자금 사건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정상명 검찰총장이 1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간담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정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5·31 지방선거와 관련한 선거사범과 현대차 비자금 사건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정대·김승년 부사장 경영내막 잘 아는 최측근
검찰총장 “수사에 어떤 성역이나 제한 없다”
검찰총장 “수사에 어떤 성역이나 제한 없다”
현대차그룹 반응
현대·기아차그룹의 심장부가 얼어붙었다. 검찰 수사의 ‘칼끝’이 바짝 다가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정대 부사장(재경본부장)과 김승년 부사장(구매총괄본부장)이 사법처리된 것을 두고, ‘최악 시나리오’의 전주곡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현대차 경영의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핵심임원이자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이다. 이 부사장은 회사의 돈줄을 쥔 자리에 있었고, 김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구매총괄본부로 옮기기 전까지 ‘정몽구 회장의 그림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 부사장은 현대정공에서 1999년 현대차로 옮겨 줄곧 재무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기업인수합병 등 그룹의 주요현안을 추진하는 데 살림꾼 노릇을 해왔다. 특히 정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어 2000년 경영관리실장 겸 재무담당 상무에서 2002년 전무, 2003년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재 현대차 재경본부장직 말고도, 글로비스· 현대캐피탈 등기이사, 오토에버시스템즈· 해비치리조트· 위아 감사로 그룹 업무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김승년 부사장은 15년 동안 비서실장으로 정몽구 회장을 수행하다 지난해 11월 구매총괄부본부장(전무), 올들어 지난 3월 구매총괄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의 비서실장은 전통적으로 다른 재벌그룹보다 직급이나 위상이 낮지만, 그는 한때 인사팀장까지 겸직하며 내부혁신작업을 주도했다. 검찰 수사 이후 구매총괄본부장 일보다 수습총괄업무를 맡았을 정도로 정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영장을 보면 현대차에서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횡령에 가담했다는 증거만 명백할 뿐 개인적으로 착복하지는 않은 것으로 영장심사 담당 판사는 해석했다. 결국 횡령의 주체는 따로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금 다음의 사법처리 수순이 어디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초긴장 상태에 있다. 특히 정상명 검찰총장이 14일 현대차 수사와 관련해, “수사에 어떤 성역이나 제한도 없다”고 한 발언을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 한 임원은 “그룹이 경영공백으로 극도의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수사가 빨리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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