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전국평균 6개월만에 1500원선 넘어
정부, 이란사태로 원유도입 차질땐 비축유 방출
정부, 이란사태로 원유도입 차질땐 비축유 방출
국제유가의 급등에 따라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값이 ℓ당 1500원 선을 넘어섰고 경유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비축석유 방출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석유공사가 전국 주유소 980곳을 표본조사해 집계한 지난주(4월17~21일) 석유제품 가격동향을 보면, 휘발유 평균판매가는 ℓ당 1509.49원을 기록했다. 휘발유값은 2월 넷째주 ℓ당 1464.78원 이후 7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넷째주 1509.14원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다시 1500원 선을 넘어섰다.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의 사상 최고치는 지난해 9월 둘째주에 기록한 1532.75원이다.
경유 가격은 지난주에 ℓ당 1216.48원을 기록해, 지난해 9월 둘째주 세운 최고가 1200.43원을 넘어섰다. 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의 지난주 가격도 ℓ당 935.51원과 941.70원으로 사상 최고가였던 지난해 10월 둘째주의 943.59원과 946.84원에 근접했다. 정유업계는 국내 석유제품 값에 최근의 국제유가 강세가 다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승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이란 사태의 악화로 원유도입에까지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는 비축석유 방출에 나서기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금처럼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석유류 수급에까지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비축유를 푼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실무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수급에 뚜렷한 이상이 없어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것으로 고유가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석유류 비축물량은 3월 말 현재 정부 7260만배럴, 민간 7720만배럴 등 총 1억4980만배럴로, 하루 순수입량 기준 111일분이다.우리나라는 1970년대 두 차례 세계 석유파동을 겪은 뒤 정부 주도로 석유비축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비축유 방출은 아직 한번도 없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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