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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격랑’속으로

등록 2006-05-02 17:07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 26.68%의 10%를 돌려달라는 현대그룹의 제의를 거의 2시간만에 거부함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해 "백기사가 맞다면 그 증거를 즉시 보여라"며 강펀치를 날렸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에 대한 우호지분임을 거듭 밝히면서도 다소 애매한 표현으로 현대그룹의 제의를 모두 비켜나갔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실상 적대적 M&A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의 M&A 시도를 기정 사실화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 마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백기사 '공개검증' 카드 안먹혔다" = 현대그룹은 백기사를 자처하는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해 "백기사가 맞다면 사람들 앞에 확인해 달라"는 '공개 검증' 카드를 썼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그룹으로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대의명분을 의식해 여론에 이끌려 '흑기사'로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데 강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등은 지난 27일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한 직후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하면서도 간헐적으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에 주력해 왔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진 전인백 기획총괄본부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지금까지 계속 백기사를 자처해 왔기 때문에 백기사에 걸맞은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의 '공개검증' 제의가 전달된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아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혀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성전(守城戰)에 들어가야 한다.


◇ 현대상선 유상증자 '주목' = 현대그룹은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해 이달 중순 예정된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은 "이사회에서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거친 후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해 두 그룹은 일단 현대상선 유상증자 때부터 본격적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 유상증자는 현대그룹이 적대적 M&A 위협에 대한 방어책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실탄 확보라는 두가지 포석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 왔다.

또 현대건설 인수는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지분 8.69%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와 직결돼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중 주주배정 방식으로 3천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으며, 주식 발행수는 보통주 3천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9%에 이른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현대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도 제한되고 우호 지분도 기대만큼 크게 높아질 수는 없다.

현대상선 지분 6.26%를 보유해 현대상선이 적대적 M&A에 휘말렸을 때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 KCC도 현대그룹보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더 가까워 상황은 더욱 좋지 못하다.

현대그룹은 이에 따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해 우호 지분을 높이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기습 매입할 때부터 사실상 적대적 M&A 시도로 규정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년전 KCC와 경영권 분쟁을 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대한 모 든 노하우를 익혔기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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