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5년간 1천억달러 이상 투자
개발 본격화…한국기업 관심가질 만
개발 본격화…한국기업 관심가질 만
중동지역 경제발전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두바이에 ‘부르즈 알 아랍’이 있다면, 이웃 아부다비엔 ‘에미리트 팰리스’가 있다. 돛단배 모양의 부르즈 알 아랍은 5성급이 모자라 스스로 ‘7성급’ 호텔이라고 부르며 아랍에미리트의 2대 토호국 두바이의 급성장을 상징하는 곳이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에미리트 팰리스는 면적이 7만평을 넘고 내부가 황금색으로 장식된 초호화판 호텔이다. 아부다비 정부 소유인 이 호텔도 스스로 ‘7성급’이라고 자랑한다. 에미리트 팰리스는 아랍에미리트 최대 토호국인 아부다비가 두바이의 경제성장을 따라잡기 위해 얼마나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부다비는 7개 토호국으로 구성된 아랍에미리트 연방공화국의 맏형이지만 두바이의 그늘에 가려 주목을 끌지 못했다. 아부다비는 세계 3대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유생산량 90%와 연방 재정 80%를 담당하고 있다. 원유생산량은 하루 250만배럴로 전세계 원유매장량의 9%에 이른다. 아부다비 대기업 가운데 하나인 빈오메어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이상직씨는 “지난해 셰이크 칼리프 새 대통령의 취임 이후 고유가에 탄력을 받아 이곳저곳에서 건설 열기가 뜨겁다”며 “두바이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반면 아부다비는 이제 막 개발을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아부다비 정부는 앞으로 4~5년 동안 각종 개발계획에 무려 1천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경제다각화를 추진해 높은 원유의존도에서 탈피하고 유가 하락에 대비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아부다비 경제기획부의 나세르 사이프 알 만수리 차관보는 “아부다비는 석유화학, 중공업(철강과 알루미늄), 관광 등 세 개 축으로 경제를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부다비는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의 두바이에 대규모 국제공항이 있지만 독자적인 발전을 위해 아부다비 공항을 확장하고 있으며, 두바이의 ‘아랍에미리트 항공’과 별도로 ‘에티하드 항공’을 지난해 설립했다. 또 새 항만과 산업단지 30개를 건설하고 10년 안에 호텔 100개를 짓는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해 초에는 그동안 엄격히 시행해온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걸프만 개발을 위해 최근 설립된 정부투자기관 ‘관광개발·투자회사(TDIC)’는 지난달 ‘관광 아부다비’를 위한 야심작으로 연안 500m의 섬(사디야트섬) 하나를 통째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면적 27㎢의 이 섬에는 2018년까지 270억달러가 투자돼 29개의 호텔과 세 개의 마리나, 골프장, 빌라 등이 들어선다. 연영철 코트라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두바이가 무역·관광·쇼핑·금융 등 서비스 쪽에 치중한다면 아부다비는 중화학공업과 관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큰 프로젝트가 아부다비에서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아부다비/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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