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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출 며칠뒤 상하이엔…중국산 짝퉁 쫙 깔린다

등록 2006-05-26 19:07

중국 등 국외시장에서 진짜처럼 팔리고 있는 짝퉁 엘지전자 에어컨(오른쪽)과 진품. 옆의 사진 왼쪽은 엠피오의 히트 모델인 목걸이형 엠피3 플레이어 ‘FL350’이며, 오른쪽은 중국산 짝퉁이다. 연합뉴스, 엘지전자 제공
중국 등 국외시장에서 진짜처럼 팔리고 있는 짝퉁 엘지전자 에어컨(오른쪽)과 진품. 옆의 사진 왼쪽은 엠피오의 히트 모델인 목걸이형 엠피3 플레이어 ‘FL350’이며, 오른쪽은 중국산 짝퉁이다. 연합뉴스, 엘지전자 제공
스포츠패션 제품을 만드는 ㅇ사의 김아무개 대리(수출팀)는 얼마 전 중국 상하이에 첫 출장을 갔다가 깜짝 놀랐다. 중국 수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시내 곳곳에 자사 제품들이 쫙 깔려 있었다. ㅇ사가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게 아니다. 오히려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짝퉁 제품 때문이다.

요즘 우리 기업들이 주요 수출시장에서 ‘짝퉁 제품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가전, 휴대전화, 자동차부품 같은 대기업 제품들뿐 아니다. 손톱깎이, 헬멧, 칫솔소독기 등 중소기업 수출 품목까지 가짜나 모조품들의 무차별 공세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김효태 사무국장은 “우리 수출품들의 고급화 및 브랜드 가치 상승과 더불어 한류 열풍이 확산되면서 짝퉁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의 종류와 범람지역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일부 문화콘텐츠 제품들은 수출을 하기도 전에 짝퉁이 먼저 나올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는 한국 상품의 짝퉁들은 주로 중국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를 경유하거나 홍콩, 두바이 등 세계 각지의 물류거점들을 거쳐 동유럽, 남미 등으로 빠르게 시장을 넓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는 짝퉁 제품의 역수입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자동차 부품의 20~30%가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 유사품이나 재생품들이고, 대부분 중국에서 위조된 검사필증까지 붙여져 순정 부품으로 들어오는 것들”이라며 “운전자들의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도 일부 부품상과 정비업체들이 높은 유통마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짝퉁 제품의 범람은 곧바로 우리 제품의 수출 감소를 가져온다. 산자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짝퉁 제품에 따른 수출 차질액이 171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산 제품의 신뢰도나 국가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은 이보다 더 크다. 엘지전자 가전연구소의 옥주호 특허그룹장(책임연구원)은 “요즘 주요 수출시장의 서비스센터에서 짝퉁 제품을 들고 오는 소비자들과의 분쟁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짝퉁 제품이 당장 판매에 미치는 영향보다도 이런 게 중장기적으로는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짝퉁 제품의 피해 확산을 막고자 대기업들은 특허 전담부서 인력을 강화하고 현지 단속 활동을 강화하는 등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단속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데다 중소기업들은 자체 대처능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6일 과천청사에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범정부 차원의 피해대책정책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중 무역협회에 ‘피해대응 지원센터’를 설치해 피해 사례 수집 및 현지 단속 지원활동을 펴기로 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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