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서, 제조업 전체의 5월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의 87에서 83으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좋다고 대답한 기업보다 나쁘다고 대답한 기업들이 더 많음을 뜻한다. 대기업(3포인트)에 비해 중소기업(6포인트)의 하락폭이 더 컸고, 수출기업 및 내수기업 모두 전월에 비해 떨어졌다. 한은의 조사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아우르는 2,929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5월 중 제조업체들이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은 환율하락(25.1%), 원자재 가격 상승(16.6%)의 비중은 4월에 비해 더욱 높아졌다.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 역시 전월에 비해 8포인트나 떨어진 86을 기록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경련이 업종별 매출액 순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도 98.6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만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산업별로는 비제조업(101.1) 분야 기업들이 6월 경기를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한 반면, 펄프 및 종이(72.2), 철강(87.0) 등 일부 제조업에선 경기가 크게 나빠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대한상의가 전국 1,485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는 94로 집계됐다. 2분기 전망치가 116이었던 사실과 견줘 보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한상의 지수 전망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대기업(101)의 경우 3분기 경기가 전분기와 비슷한 것으로 예상한데 반해 중소기업(93)은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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