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교역조건 악화 우리 경제는 성장했지만 국민들이 챙길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에 비해 1.2% 늘어난 반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6% 줄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 가치 크기는 늘어났음에도, 국민들이 나눠가질 몫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가장 큰 이유는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 등의 요인에 따라 교역조건이 꾸준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1분기 중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 손실액은 16조8천억원에 이르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역조건이 나빠진 탓에 실질 국내총생산(186조9천억)의 10% 남짓한 크기만큼 고스란히 소득이 줄어든 것이다. 해외 배당금 지급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해외로 더 많이 빠져나간 것도 실질국민총소득을 감소시킨 데 한몫했다.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배당, 이자소득에서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것을 뺀 실질국외수취요소소득의 적자는 1분기 중에 6천억원으로 늘어나며 지난해 2분기에 이래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1분기 실질 국민총생산 증가율은 전기 대비 1.2%로 집계돼 지난 4월말 발표된 속보치(1.3%)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연율로 환산할 경우 올해 우리경제의 성장률은 4.9%에 해당돼,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5%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1분기 중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0.4% 줄어들어 5분기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내수(재고 제외)는 1.0% 증가하는 데 그쳐 전기(1.2%)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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