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충돌 없어
정부가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개성공단 제품 국내산 인정’ 등 우리의 요구사항은 최대한 관철시키면서 쌀 등 지켜야 할 부분은 반드시 지켜 나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했다. 한-미 정부 대표간 1차 협상이 시작된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는 협상에 반대하는 첫 시위가 백악관 주변에서 펼쳐졌다.
김성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은 이날 〈한국방송〉 1라디오 ‘김방희 지승현의 시사플러스’에 출연해 “개성공단 제품의 국내산 인정 부분은 쉽진 않겠지만 최대한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이번 협상의 쟁점사항으로 자동차 세제, 의약품, 금융, 통신 분야 등을 꼽았다. 김 정책관은 “최대한 투명하게 협상을 진행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필요할 때마다 언론과 국회에 협상과정 및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수 재경부 경제협력국장도 이날 〈불교방송〉 ‘고운기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의료·농업·교육 등의 개방과 관련해 건강보험의 기본틀을 유지하고, 쌀 등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국장은 미국 쪽 요구의 강도가 매우 세다는 지적에 대해선 “협상 초안은 양쪽이 주장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요구를 담기 마련”이라며 “미국 쪽은 이번 기회에 그동안 우리 시장에서 부진했던 상품의 시장점유율을 적극 높이려 할 테고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반대 시위엔 한국에서 건너온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등 40여명을 비롯해 미국의 반세계화 단체 회원,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동포 등 모두 2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워싱턴 시내 국제통화기금(IMF) 부근 공원에서 백악관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백악관 뒤편의 라피엣 공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80여분간에 걸친 거리시위는 미국 반전운동 단체 ‘앤서’ 회원들의 안내로 질서있게 진행됐으며,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이재수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를 위한 재미위원회’ 공동대표는 앞으로도 평화적으로 집회와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권태호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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