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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박을 디자인하는 여성의 힘

등록 2006-06-14 18:56

‘통큰 치마’ 구매력 겨냥 감성적 혁신 디자인 먹혀
가로본능폰·초컬릿폰 등 시장판도 흔들어
애플의 아이맥(iMAC), 캐논의 익서스(Ixus), 노키아의 패션콜렉션폰…. 이들 상품의 공통점은?

각사들의 매출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상품들이다. 세계시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배경은 디자인의 차별화다. 더 깊숙히 들어가면 공통점이 한가지 더 있다. 모두 여성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기업에서 제품 개발의 주도권은 여전히 남성에게 있다. 제품을 내놓을 때 여성 소비자의 편리성이나 감정, 느낌 등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환경을 보면, 수요와 공급쪽 모두 여성들의 힘이 커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전제품 소비액의 60% 가량이 여성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여성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디자인 개발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반영해 남성보다 더 감성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여성 디자이너들에 대한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여성 디자이너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삼성전자의 가로본능폰, 엘지전자의 초콜릿폰 등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시장판도를 바꾼 휴대전화 개발의 주역은 여성 디자이너들이다.

한정완 한양대 교수(산업디자인)는 “디자인 경쟁의 핵심요소는 혁신이며 여성은 기존 산업구조에서 기득권층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저항이 남성보다 덜하고 상대적으로 혁신에는 더 적극적인 특성이 있다”고 여성 디자이너의 장점을 설명했다.

디자인센서스 조사를 보면, 제조업체의 디자인인력 가운데 여성 비중은 지난 99년 53.1%에서 2004년 말에는 60.4%로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 디자인 관련 대학 졸업생 가운데 65%가 여성이며, 이들의 평균 취업률도 70.5%로 남자 졸업생들의 취업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양적 비중의 증가만큼 질적 지위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에서 여성 디자이너의 비율은 아직 30% 수준이다. 디자인 전문회사에서도 여성 비율이 평균 30% 안팎이다. 디자인진흥원에 신고된 240개 디자인전문회사 가운데 여성이 최고경영자인 경우는 40곳에 불과하다. 대학 졸업 뒤 출발선에서는 여성 비중이 더 높지만 큰 규모의 회사일수록, 또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점차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디자인특별위원회는 지난 4월 정부에 여성 디자이너 활동 강화 방안을 강구해주도록 건의하기까지 했다. 한정완 교수는 “결혼과 출산 등으로 한참 능력을 발휘할 때인 25~35살 여성 디자이너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데다 기업들의 남성 중심 인사 풍토가 여성 디자이너의 육성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여성디자이너들이 남성 못지 않게 재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자원부는 여성 디자이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14일 경기도 분당 한국디자인센터에서 ‘1회 여성디자이너의 날’을 개최했다. 이원걸 산자부 차관은 “출산·육아에 따른 공백기간으로 사회활동 재개가 어려운 여성 디자이너들을 위해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청계천 경관디자인 등 환경디자인 전문가인 김현선 김현선디자인연구소 대표, 가로본능폰 디자인개발자인 김남미 삼성전자 책임디자이너, 멀티미디어 디자이너 설은아 포스트비쥬얼 대표, 디자인워크샵 전문가 유성자씨, 영국에서 주얼리디자이너로 활동중인 김수미씨 등이 디자인계의 차세대 리더로 선정돼 활약상이 소개됐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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