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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엘지전자 ‘김쌍수식 경영’ 빨간불

등록 2006-06-19 19:02수정 2006-06-19 22:50

김쌍수 부회장
김쌍수 부회장
1분기 이어 2분기 실적 악화될 듯
해외 휴대폰 시장서 출혈경쟁 가세
글로벌 환경서 ‘밀어붙이기’ 한계 지적도
글로벌 환경서 ‘밀어붙이기’ 한계 지적도
독특한 경영 스타일로 ‘이기는 엘지전자’ ‘1등 엘지’를 외치던 ‘김쌍수식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초부터 전 사업영역에서 수익성을 채근해 왔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엔 실적이 더 악화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엘지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2728억원에서 1764억원으로 크게 낮췄다. 4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최근 국외시장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초콜릿폰 마케팅 ‘올인 전략’도 성공을 거둘지 의견이 분분하다. 엘지전자는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프리미엄 마케팅”이라고 설명하지만, 한쪽에서는 “무조건 밀어붙여서는 위험하다”거나 “좀더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엘지전자의 불안감은 실적에 목마른 김쌍수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김 부회장은 최근 회의에서 사업 보고를 하는 임원들에게 “그거 흑자야, 적자야?”라고 물을 때가 부쩍 많아졌다고 엘지 관계자들은 전한다. 사업의 타당성이나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을 보고 밀고 나가는 실적 중시의 경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엘지 관계자는 “수익성은 어느 경영자라도 도외시할 수 없는 중요한 판단요소”라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 실적주의의 부작용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고유가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많지만 엘지전자의 경우 미래시장을 내다보는 중장기 사업 전략이 자취를 감추고 사업장마다 눈앞의 이익과 기존 시장 지키기에 급급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우려는 조금씩 표면화하고 있다.

엘지전자 휴대전화는 지난달부터 북미시장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존의 ‘1+3’ 마케팅을 통해 1대를 사면 3대를 공짜로 주고 있다. 북미시장은 엘지전자가 판매하는 시디엠에이 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시장이지만, 최근 모토롤라가 ‘1+1’ 판촉을 펼치며 시장을 잠식해가자 두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엘지전자는 “버라이존의 독자적인 마케팅일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방식의 판매전략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사실상 출혈 경쟁으로 점유율 하락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수익성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엘지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휴대전화 부문에서 309억원 영업적자라는 유례없는 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휴대전화 부문이 사상 첫 적자를 보이고 해외법인 상당수가 적자를 낼 때도 김 부회장은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올 들어 다시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김쌍수식 경영이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조직을 더 틀어쥐면서 명실상부하게 엘지전자를 이끄는 사령탑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해 왔다. 물론 그에게 따라붙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창원과 부산 공장을 거치며 생산 현장을 두루 경험한 김 부회장은 2003년 10월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뒤 우직한 성격과 강력한 업무추진력으로 엘지전자의 혁신과 체질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밀어붙이기식 경영 스타일로 글로벌 시대의 치열한 경쟁을 헤쳐나갈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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