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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성태 한은총재의 반격

등록 2006-07-12 18:49

“영향력 있는 분들 성장쪽 집착”
경기부양 압박하는 여권에 화살
“물가 주시” 금리인상 무게실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례적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상세히 밝히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희생시킬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경기진작을 내세워 금리 동결 압박을 넣고 있는 것에 대한 이 총재의 반박으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마련한 금융경영인 조찬회 특별강연을 통해 “정책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지나치게 성장쪽에만 경도되어 있다”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 총재는 “금년도 성장률은 사실상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통화정책 수단을 통해 성장률을 변화시킬 여지가 적다”는 말로, 경기부양을 위해 긴축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 총재는 “정부여당의 경기부양책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얘기냐”는 물음에 대해선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측면에서 통화정책이 기여할 부분이 없다는 뜻”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간 몇 차례 이어진 금리인상으로 인해 과잉 유동성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유동성에 여유가 있다는 게 이 총재의 기본 생각이다. 이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의 기조는 지난 시기에 미진했던 것을 시정하는 과정”이라고 말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아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일반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과 통화당국이 관심을 갖는 물가 수준은 최소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있다”고 거듭 상기시키면서 현 상황에서는 경기보다는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는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날 이 총재 강연에선 “성장잠재력이란 통화당국의 입장에선 주어진 것일 뿐, 통화당국이 바꾸기 힘들다”는 대목에서 특히 국내외 금융기관 최고경영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 총재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건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에서 전략을 상실한 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통화정책의 영역을 넘어서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일시적인 경기부양책만으로는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없는만큼, 통화정책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강성 기조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이 총재의 이 날 발언은 경기부양을 둘러싼 당정의 움직임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이 총재가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들어 통화정책이 힘을 보탤 수 없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긴축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다.

당장 8월10일 열릴 금통위에서 또 한차례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한은이 경제안정이라는 목표를 물가안정으로 지나치게 좁혀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경기둔화 가능성이 분명한 이상 통화당국은 채 피지도 못했던 경기가 서둘러 꺼지지 않도록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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