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면 변대규
변대규 휴맥스 사장, 중견→대기업 성장못하는 풍토 꼬집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들이 중소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13일 오전 한국공학한림원이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연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 모임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변대규 휴맥스 사장이 최근 30년 동안 국내에서 중소기업에서 성장한 대기업이 탄생하지 않은 이유를 놓고 논쟁을 벌인 것이다.
‘오늘의 중견기업, 미래 한국경제의 주역이 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변 사장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척박한 토양’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대기업의 폐쇄성, 비합리적 거래관행 등 한국 사회의 풍토와 산업의 구조적 요인들을 사례로 열거했다. 그는 “대기업의 말단에 있는 양반도 중소기업 사장을 아무 때나 전화해서 오라 가라 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데도 ‘우리가 권력이 있으니까 따라오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소기업 시이오에 대해) 기업가 정신이 부족하다고들 하는데, 중견기업을 만들어 내는 데 따르는 리스크는 엄청 큰 반면 성공했을 때 따르는 보상은 별로 없다. 과거 1950년대, 60년대에는 그런 보상이 있지 않았느냐”며 “기업가 정신도 (산업의) 구조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부회장은 “사회현상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많이 다르다”며 “변 사장의 이야기도 코끼리 등의 일부만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중소기업들이 돈도, 사람도, 기술도 없어 사업을 못하겠다면서 정부나 대기업에 내놓으라고 하는데, 초기 대기업 사장들은 그런 게 다 있었느냐? 시장이 지금보다 컸느냐?”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공학한림원 회장인 윤 부회장은 대화가 대-중소기업의 대립처럼 번지자 스스로 진화에 나섰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같은 배를 탄 관계”라며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없으면 대기업 경쟁력도 없는 것인 만큼 서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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