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억7천만달러
환율 등에는 긍정 효과도
6월 증시 외국인 15억달러 이탈
환율 등에는 긍정 효과도
6월 증시 외국인 15억달러 이탈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반기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현실에서 경상수지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한편에서는 우리 경제의 체질도 변한만큼 예전처럼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지나치게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을 보면, 6월 중 경상수지는 1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4월까지 적자를 보이던 경상수지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5월에 13억6천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두 달 내리 흑자를 이어갔다. 상반기 전체 경상수지는 2억7천만달러 적자로 나타나 84억8천만달러 흑자를 보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해마다 수십억~수백억달러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왔다.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지 못함에 따라, 애초 한은이 전망했던 올해 목표치 4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달 초 한은은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경상수지는 상반기 중 균형을 이루고 하반기에 4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정삼용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방학을 맞은 7, 8월 여행수지 적자가 커져 경상수지가 나빠질 수도 있다”면서도 “현대차 파업 등으로 인한 여파는 잔업 등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만큼 연간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 내다봤다.
국경을 넘는 자본투자의 흐름을 나타내는 자본수지는 6월 중 16억9천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래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자본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무엇보다도 국내경기 전망과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6월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은 모두 15억달러어치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워 두 달 내리 국내시장에서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5월에도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53억달러어치 매각했다.
하지만 경상수지를 둘러싼 우려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환보유고가 이미 충분한 상황에서 경상수지가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나친 경상수지 흑자는 오히려 환율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과도한 적자상태가 나타나지 않는 한 우리 경제 체질상 어느 정도 균형 수준에 접근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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