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시장
공룡 포털, 서비스도 인력도 ‘싹쓸이 사냥’
중소업체 새 서비스 선뵈면 유사서비스로 기선 뺏고
인재 키워놓으면 쏙 빼가…‘인터넷 생태계’ 파괴 “공룡이 된 포털 사이트가 과거 재벌들의 횡포를 그대로 일삼고 있죠.” 한 중소 인터넷 사이트를 운용하는 ㅇ아무개 사장의 설명이다. 대형 포털 사이트의 독과점화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 힘들고, 수익 모델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사이트들도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한때 회원 730만명을 보유했던 네띠앙이 자금난으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몰리는 등 몇몇 대형 포털사이트가 ‘인터넷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다양성이 사라진다 =“ 새 서비스를 선보이면 대형 포털사이트의 본부장급이 찾아와 ‘우리도 준비중이던 서비스인데 제휴할까요? 저희가 따로 진행할까요?’라고 제안을 합니다.” 인터넷 업체 ㅂ대표의 설명이다. 중소 업체가 재미있고 인기를 끌만한 서비스를 선보이면 포털 사이트가 곧바로 똑같은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때문에 자금력과 회원수에서 열세를 보이는 중소 업체의 경우 독특한 서비스를 선보여도 곧 주도권을 대형 포털업체에 빼앗긴다. 판도라티브이, 다모임 등은 지난해 손쉽게 동영상을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년도 안돼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비슷한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들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 사이트로 전락했다. 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보면, 네이버 방문자수는 매년 100만~200만명이 늘어나고 있다. 거꾸로 중소 업체들은 순위는 오를지언정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경우를 찾기 힘들다. 한때 인기를 구가하던 디지털카메라 전문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유머사이트 웃긴대학 등도 대형 포털사이트 앞에서는 중소 업체에 불과하다. 이들은 올들어 대형 포털사이트와 제휴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특색 있는 사이트가 어려워지면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네티즌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네띠앙은 자금난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가 다시 이어가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만약 사이트가 사라지면 수년간 개인의 추억, 자료 등을 담아둔 데이터베이스까지 날아가고,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공중으로 사라진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사업도 생겨나지 않고 있다. 한때 벤처 열풍으로 많은 인재들이 인터넷 비지니스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패배가 뻔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인터넷 업계 사람들은 말한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공룡 포털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독식하면서 마치 육,해,공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특성을 살리던 업체들이 먹이사슬처럼 대형 포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씁쓸해했다. ■ 가능성이 사라진다 = “공을 들여 쓸만한 인재로 키워놓으면 네이버, 다음 등이 쏙 빼가버립니다.” 지난 14일 엔에이치엔의 시가총액은 4조4409억원,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6321억원이다. 고성장을 이룩한 만큼 직원들의 복지도 수준급이다. 중소 업체의 경우는 성장 가능성으로 인력을 붙잡지만, 점점 가능성이 희미해져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ㅇ아무개 사장은 “저희가 급여를 50 준다고 할 때 다음이 70, 네이버가 100을 주기 때문에 직원은 회사를 옮기는 게 당연하다”며 “중요 인력을 키워도 빼내가니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형 포털업체가 인력까지 독식해 중소 업체는 제 살길을 찾기가 더욱 힘든 지경이다. 콘텐츠를 제공해도 수익을 공룡 포털이 독식하는 형국이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다양한 글꼴을 제휴업체와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수익은 2대8 또는 4대6으로 유통망을 지닌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가 더 많은 몫을 가져간다. 네이버의 경우 1대9까지 불균등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거꾸로 네이버가 이동통신사인 케이티에프에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2대8, 3대7 등으로 수익을 배분해 콘텐츠 제공자인 네이버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한다. 결국 중소 인터넷 업체는 콘텐츠를 팔아도 많은 이윤을 챙기지도, 신규 서비스를 위한 인력을 확보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한 대형 포털업체 관계자는 “상생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인력, 서비스 등의 경우 나날이 바뀌어가는 인터넷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소업체를 배려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인재 키워놓으면 쏙 빼가…‘인터넷 생태계’ 파괴 “공룡이 된 포털 사이트가 과거 재벌들의 횡포를 그대로 일삼고 있죠.” 한 중소 인터넷 사이트를 운용하는 ㅇ아무개 사장의 설명이다. 대형 포털 사이트의 독과점화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 힘들고, 수익 모델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사이트들도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한때 회원 730만명을 보유했던 네띠앙이 자금난으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몰리는 등 몇몇 대형 포털사이트가 ‘인터넷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다양성이 사라진다 =“ 새 서비스를 선보이면 대형 포털사이트의 본부장급이 찾아와 ‘우리도 준비중이던 서비스인데 제휴할까요? 저희가 따로 진행할까요?’라고 제안을 합니다.” 인터넷 업체 ㅂ대표의 설명이다. 중소 업체가 재미있고 인기를 끌만한 서비스를 선보이면 포털 사이트가 곧바로 똑같은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때문에 자금력과 회원수에서 열세를 보이는 중소 업체의 경우 독특한 서비스를 선보여도 곧 주도권을 대형 포털업체에 빼앗긴다. 판도라티브이, 다모임 등은 지난해 손쉽게 동영상을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년도 안돼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비슷한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들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 사이트로 전락했다. 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보면, 네이버 방문자수는 매년 100만~200만명이 늘어나고 있다. 거꾸로 중소 업체들은 순위는 오를지언정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경우를 찾기 힘들다. 한때 인기를 구가하던 디지털카메라 전문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유머사이트 웃긴대학 등도 대형 포털사이트 앞에서는 중소 업체에 불과하다. 이들은 올들어 대형 포털사이트와 제휴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특색 있는 사이트가 어려워지면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네티즌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네띠앙은 자금난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가 다시 이어가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만약 사이트가 사라지면 수년간 개인의 추억, 자료 등을 담아둔 데이터베이스까지 날아가고,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공중으로 사라진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사업도 생겨나지 않고 있다. 한때 벤처 열풍으로 많은 인재들이 인터넷 비지니스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패배가 뻔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인터넷 업계 사람들은 말한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공룡 포털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독식하면서 마치 육,해,공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특성을 살리던 업체들이 먹이사슬처럼 대형 포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씁쓸해했다. ■ 가능성이 사라진다 = “공을 들여 쓸만한 인재로 키워놓으면 네이버, 다음 등이 쏙 빼가버립니다.” 지난 14일 엔에이치엔의 시가총액은 4조4409억원,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6321억원이다. 고성장을 이룩한 만큼 직원들의 복지도 수준급이다. 중소 업체의 경우는 성장 가능성으로 인력을 붙잡지만, 점점 가능성이 희미해져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ㅇ아무개 사장은 “저희가 급여를 50 준다고 할 때 다음이 70, 네이버가 100을 주기 때문에 직원은 회사를 옮기는 게 당연하다”며 “중요 인력을 키워도 빼내가니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형 포털업체가 인력까지 독식해 중소 업체는 제 살길을 찾기가 더욱 힘든 지경이다. 콘텐츠를 제공해도 수익을 공룡 포털이 독식하는 형국이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다양한 글꼴을 제휴업체와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수익은 2대8 또는 4대6으로 유통망을 지닌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가 더 많은 몫을 가져간다. 네이버의 경우 1대9까지 불균등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거꾸로 네이버가 이동통신사인 케이티에프에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2대8, 3대7 등으로 수익을 배분해 콘텐츠 제공자인 네이버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한다. 결국 중소 인터넷 업체는 콘텐츠를 팔아도 많은 이윤을 챙기지도, 신규 서비스를 위한 인력을 확보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한 대형 포털업체 관계자는 “상생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인력, 서비스 등의 경우 나날이 바뀌어가는 인터넷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소업체를 배려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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