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컴 전 사외이사들 5천400만달러 지급 합의

분식회계가 드러난 뒤 파산한 미국 통신업체월드컴의 전(前) 사외이사 10명이 집단소송을 제기한 채권자 및 주주들에게 모두 5천4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사건을 종결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6일 보도했다.

저널은 전 사외이사들의 합의금 가운데 3천600만 달러는 보험에서 충당되며 1천800만달러는 주거용 자산과 퇴직금, 부부공동 자산 일부 등을 제외한 이들의 개인재산 중 20%를 처분해 마련된다고 전했다.

조만간 공식 서명을 거친 뒤 법원에 승인 신청될 이 합의 조건에 따라 10명의사외이사들은 어떤 법적인 잘못도 인정하지 않되 "소송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막대한소송비용 때문에" 장외 합의했다고 공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저널은 밝혔다.

월드컴의 전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나머지 2명은 장외합의에 참가하지 않고 계속 재판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부정행위에 직접 책임이 없는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이처럼막대한 규모의 합의금은 이례적이며 이는 회계부정을 자행한 업체의 이사들에게 부과되는 책임이 더욱 커질 것임을 예고한다고 저널은 풀이했다.

월드컴은 지난 2002년 110억 달러의 분식회계가 적발된 뒤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이 절차에서 졸업했고 사명을 MCI로 개명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