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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두바퀴 따로 가는 쌍용차 어디로

등록 2006-08-28 18:39


경제 프리즘

쌍용자동차 노사가 제동장치 없이 서로 마주보며 달려가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 3천여명은 28일 오전 7시부터 경기도 평택 본사와 공장을 봉쇄한 채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임원과 관리직 800여명은 노조 사수대에 막혀 사무실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정완용 부사장은 정문에서 노조 간부들에게 “왜 우리가 이지경으로까지 가야 하나? 서로가 조금씩만 물러나자”고 호소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노조 쪽에서는 “우리는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밀어붙이기 때문에 물러설 자리가 없다”면서 ‘결사항전’의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쌍용차의 노사분규는 지난 7월14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43일째이다. 시간이 갈수록 진정되기는 커녕 8월11일 전면파업, 16일 ‘옥쇄파업’, 마침내는 본사 봉쇄에 이르기까지 더 악화하고만 있다. 쌍용차는 분규에 따른 자동차 생산차질이 25일 현재까지 1만5천여대, 매출손실은 3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1차 협력업체 250여곳이 1500여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고, 자금난으로 부도위기에 몰린 협력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쌍용차는 전했다.

문제는 노사 모두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사는 지난 25일 정리해고 철회와 임금동결 및 인력운용의 유연성 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곧바로 실시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2.9%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애초 계획대로 544명을 정리해고 한다’고 선언해 극한 대립의 불씨를 당겼다.

노사는 서로 등을 대고 ‘정리해고 철회’, ‘파업 철회’를 각각 요구하고 있다. 이규백 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정리해고 방침 철회 없이는 어떤 교섭도 할 수 없다”며 파업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누가봐도 분명한 ‘잉여인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구조조정을 중단할 수 있겠느냐”며 회사 생존을 위해 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회사의 생존위기가 대주주인 상하이차와 현재 경영진들의 약속 불이행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상하이차가 회사 인수 전에 노조와 맺은 특별협약을 어기고 중장기 생존기반 마련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할 뿐만 아니라 ‘기술 빼가기’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이규백 실장은 “최형탁 사장이 지난해 11월 취임 당시 ‘정리해고는 결단코 없다’고 말해놓고서 불과 7개월만에 ‘정리해고 불가피’로 돌아섰다”면서 “조합원들이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이유는 회사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로간의 불신이 쌍용차 노사분규를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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