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해외여행 증가 탓…수출증가율도 내리막
경상수지가 석달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애초 정부와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연간 4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 달성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잠정)’을 보면, 7월중 경상수지는 6월보다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든 대신 서비스수지 적자는 늘어나면서 2억1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올들어 1월 이후 줄곧 적자를 보이다가 5월과 6월 두달 동안 반짝 흑자로 돌아섰으나 7월 들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7월까지의 누적적자 규모는 6억4천만달러로 더욱 늘어났다. 경상수지가 석달만에 다시 힘없이 고꾸라진 것은 수출총액이 6월보다 소폭 줄어든 데다 해외여행 씀씀이가 커지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7월 중 수출(통관기준)은 260억2천만달러로 6월보다 19억4천만달러 줄었다. 수출증가율도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출증가율은 5월(20.7%)을 정점으로 6월(17.9%)과 7월(12.0%) 내리 하락했다. 특히 자동차수출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줄었다. 지역별로도 미국과 중국, 일본 및 EU 등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크게 늘어났다. 해외여행경비가 늘어나면서 여행수지적자가 6월보다 확대됐고, 수출물량 감소에 따라 운수수지 흑자폭은 줄었다. 7월까지 서비스수지 누적적자는 106억달러로,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박종열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차장은 “8월 동향도 7월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석 연휴가 낀 10월에 조업일수가 줄기 때문에 상품수지가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애초 한은은 연말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민간연구소들은 10억달러대로 크게 줄어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보다도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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