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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진로 ‘몸값’ 신경전

등록 2005-03-04 17:45수정 2005-03-04 17:45

골드막삭스 1년만에 50% 올려 3조9천억 제시
인수추진 업체들 “부풀리기 지나쳐” 급등 우려

‘또다시 골드만삭스에 휘둘리나?’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 매물로 꼽히는 소주업체 진로에 대한 12개 인수 희망업체들의 예비실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요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진로 몸값을 3조6천억원으로 제시해 국내업체들이 놀라움과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메이나드 이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로의 기업가치는 양호한 현금흐름 등에 따라 크게 올랐으며, 가치를 36억달러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진로의 기업가치는 1조3천억~2조5천억원대라는 국내외 기관 등의 추정이 있어 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월 2조4천억원을 적정가로 내세운 바 있는데, 1년도 안돼 1조2천억원을 더 부른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씨제이(CJ), 두산 등 인수 추진업체들은 ‘지나치다’는 반응 속에 인수가격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진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진로가 현금흐름이 좋고, 영업이익률과 시장점유율이 뛰어나다 해도 어떻게 골드만삭스 스스로 50%나 올려 부를 수 있느냐”며 “법정관리기업이 채무액(2조6천억원)을 웃도는 가격에 매각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진로가 다른 법정관리기업과 달리 ‘알짜’라는 점을 부인하는 곳은 없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내세우는 진로의 지난해 매출 7347억원과 영업이익 2219억원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진로의 영업이익은 2003년에 1296억원이었는데, 지난해 급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높은 영업이익률은 임금을 동결하고, 연구개발비를 쓰지 않고, 영업비용을 줄여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나온 영업이익률 등을 근거로 미래가치를 부풀려 값을 올리려는 게 골드만삭스의 의도라는 것이다.

진로의 시장점유율과 소주시장 규모가 유지된다고 보고 매년 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정할 때 3조6천억원을 뽑아내려면 18년 걸리는데, 이는 인수·합병시 통상적으로 10년을 투자금 회수 기준으로 잡는 것에 비춰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진로 매각절차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실사→인수계약’에 앞서 따로 이달 30일까지 한 달 가량 예비실사기간을 둔 것도 결국 입찰 경쟁을 부추기려는 의도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계속 그렇게 나온다면,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1998년 이후 진로가 화의와 법정관리로 가는 과정에서 자문 역할을 하며 기업정보를 이용해 진로 채권을 15% 수준의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현재 15~17% 가량 보유한 채권의 이자수입으로 이미 투자액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진로 매각가를 높이려는 골드만삭스의 일련의 시도는 “해도 너무한다”는 게 인수 추진업체들의 시각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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