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형 부부욕실(사진 위), 고전 석재 장식과 기둥으로 장식한 2층짜리 건물 출입구(사진 아래).
저작권 등록 잇따라
“부부욕실에서 반신욕을 하며 창밖의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면?”
주택건설업계에 새로운 아파트 평면과 외관 등 디자인 경쟁이 뜨겁게 불붙고 있다. 기존의 엇비슷한 아파트 형태에서 벗어나 좀더 실용적이고 튀는 디자인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경쟁사의 모방을 막기 위해 새로 개발한 디자인의 저작권을 등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에스(GS)건설은 이달 말 충남 조치원에 선보일 예정인 ‘조치원자이’ 33~57평형 평면을 저작권 등록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33평형 평면에 선보인 조망형 부부욕실(사진 위)이다. 통상 안방 뒷쪽에 설치되는 부부욕실을 거실 전면의 발코니 옆으로 끌어내고 바깥쪽 벽을 유리로 마감해 욕조 안에서 자연채광과 바깥 풍경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형건 지에스건설 주택설계팀 과장은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게 욕실을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콘셉트로, 프라이버시 보호가 문제되는 아래층의 경우 유리에 필름을 붙이면 밖에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 거실과 방 사이 안쪽 공간을 미니화단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한 포켓발코니,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가족 취미실, 보조주방 한쪽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식품을 상온보관할 수 있도록 한 식품 저장고 등도 등장했다.
쌍용건설도 최근 지역과 평형에 따라 아파트 외관과 평면을 달리 적용하는 아파트 설계 디자인 13건에 대해 저작권을 등록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고전적인 석재 장식과 기둥으로 장식한 2층짜리 건물 출입구(사진 아래)로, 2층 공간은 주민들의 휴게실로 꾸며진다. 쌍용건설은 다음달 분양하는 광주광역시 금호동 ‘쌍용 예가’에 이러한 특화된 외관과 평면을 첫 적용할 계획이다. 임성재 쌍용건설 상품기획팀 부장은 “지역 특성과 입주민의 연령, 소득수준까지 고려해서 외관과 평면을 맞춤형으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그동안 실시했던 주부 및 학생 공모전을 통해 확보한 새 평면 30건의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아파트의 중앙을 빈 공간으로 배치한 중정형이나, 미니욕실을 갖춘 신혼부부용 25평형 평면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건설은 차세대 주택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기 위해 건축·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 네트워크’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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