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살려면 경쟁업체와도 손잡아라

등록 2006-09-14 20:12

반도체·엘시디 등 전자업계 제휴바람
디지털 융합 가속화로 연대세력 구축
“손 잡아야 살아남는다.”

세계 전자업계에 연대 바람이 거세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경쟁업체와의 제휴도 마다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윈윈게임을 하자는 것이지만,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가 열리면서 첨단 기술을 공유하지 않으면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합종연횡 흐름을 더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대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반도체 분야다. 45나노미터 공정기술을 둘러싸고 아이비엠(IBM)-삼성전자-인피니언-차터드 4개사와 도시바-소니-엔이시(NEC), 마쓰시타-르네사스 짝이 각각 연합세력을 구축한 상태다. 45나노 공정기술은 기존 65나노 공정에 견줘 생산성을 갑절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어 기술선점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제조기술이 점점 더 미세한 공정으로 갈수록 설계, 개발, 장비 부문의 투자비가 급격히 증가해 협업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안기현 산업지원팀장은 “제조기술을 서로 공유하는 그룹 규모가 클수록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룹화하지 않으면 자칫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에 주력하던 인텔은 올 초 마이크론과 손잡고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텔의 변신은 디지털 모바일 기기의 확대로 낸드플래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50%를 선점한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150억달러에 이어 2010년에는 27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5월 국내외에 동시 출시된 울트라모바일 컴퓨터 ‘센스Q1’은 다국적 협업이 만들어낸 디지털 컨버전스 기기의 결정판으로 꼽힌다.

MP3, 내비게이션, 디엠비(DMB) 등 7가지 기능을 미니 노트북 한 곳에 담은 이 기기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의 합작품이다. 운영체제는 엠에스의 윈도우즈 타블렛 에디션 버전을, 중앙처리장치는 인텔의 칩셋을 채용했다. 특히 엠에스는 사용자가 자판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끔 화면 하단에 부채꼴 모양의 키워드가 나타나도록 특별히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라면 경쟁 업체와의 제휴도 꺼리지 않는다. 소니-삼성 합작사는 7세대 엘시디에 이어 8세대 분야에서도 공동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내년까지 19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소니 입장에서 보면 차세대 텔레비전 생산을 위한 핵심부품을 미리 확보한 셈이고, 삼성전자로서도 안정적인 수요처를 따내 그만큼 덕을 보게 됐다. 한때 특허침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엘지전자와 마쓰시타도 피디피 분야에서 포괄적인 제휴를 맺고 특허 공유에 들어갔다.

경쟁 업체들의 연합세력 구축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권오현 시스템엘에스아이(LSI)사업부 사장은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경쟁적 동반자 관계 구축”으로 풀이했다. 정성천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시장이 완전 글로벌 경쟁으로 바뀌면서 스피드와 스케일, 표준화가 생존의 관건이 되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한 합종연횡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