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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장하성펀드, 태광그룹과 전면전 나섰다

등록 2006-09-19 13:54수정 2006-09-19 15:27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가 태광그룹의 모기업인 태광산업[003240]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기업지배구조펀드는 전날 5.15%의 지분을 보유중인 대한화섬[003830] 주주 명부 열람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임을 밝힌 데 이어 19일 태광그룹 오너 일가의 부당이익 의혹을 제기하며 태광산업 지분 취득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 태광산업에도 칼 뺐다 = 기업지배구조펀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태광그룹 전체 지배구조에 관심을 갖고 대한화섬과 태광산업에 투자했다"며 "태광사업의 경우 지분 5% 이상 대량 보유하지 않아 공개할 의무는 없으나 태광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펀드는 "앞으로 태광산업의 지배구조문제를 주주들에게 알리는 한편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태광산업의 지배구조문제를 지적할 계획이며 경영진과 이사회에 지배구조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태광산업에 대해 "순자산가치는 2조2천억원으로 18일 기준 시가총액(7천890억원)의 2.8배에 이른다"며 "주력사업인 종합유선방송사업의 수익가치를 고려하지 않고도 주가는 현저하게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기업지배구조펀드는 또 "태광산업 주가가 저평가된 것은 기업지배구조의 후진성 때문"이라며 "태광산업의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인 이호진 회장이 종합유선방송사업 등 미디어 분야, 금융 및 전산, 경품용 상품권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회사의 사업 기회 및 자산을 편취하는 등의 행위가 기업가치를 낮추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펀드는 태광산업이 매각한 천안방송 지분을 이호진 회장 일가가 사들이는 과정에서 1천억원 정도의 태광산업 가치를 부당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태광그룹 관계자는 "천안방송 주식 매입 건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 공세 강화 이유는 = 기업지배구조펀드는 "대한화섬 지분 5.15% 보유 사실을 공시하기 전인 지난 7월 중에 태광산업의 경영진을 면담한 데 이어 지난 8월18일 태광산업 이사회에 지배구조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언 및 요청서를 전달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화섬에 두 차례에 걸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청구'를 요청했으나 기한인 지난 15일 대한화섬 측이 좀 더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연기함에 따라 최초 요청일로부터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명부 열람을 하지 못한 것이 공세 강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펀드의 고문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대한화섬 지분 취득 사실을 공시한 지난 8월23일 이후 약 1개월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태광그룹 측의 태도는 여전히 무성의하다"며 "그러나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어 예정한 일정을 순차적으로 처리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활동.주가 전망은 = 당초 예상대로 기업지배구조펀드가 대한화섬을 시작으로 그룹의 모기업인 태광산업에 직접 칼을 들이댐에 따라 이 회장에 대한 집중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장 교수는 "태광산업의 대주주 지분율이 70%를 넘기 때문에 (주식 투자 이유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등과는 전혀 무관하고 대한화섬과 마찬가지로 태광산업에 대해서도 장기 가치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지배구조 문제를 같은 선에 놓고 가져갈 것이며 실질적인 지배주주인 이 회장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룹 측이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있다면 우리도 우호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지배구조펀드는 이날 "이 회장 부자가 전주방송을 이용해 매입한 천안방송의 지분은 마땅히 태광산업 주주들이 향유할 몫"이라며 "이 회장은 천안방송 매입 지분을 태광산업에 환원하라"고 요구했다.

펀드는 또 "천안방송 외에 이 회장이 태광산업 사업기회를 편취한 사례는 더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 회장은 태광산업의 사업기회를 개인의 이해관계에 종속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하면서 이처럼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앞으로 회장 및 태광그룹에 대해 이 같은 폭로식의 공세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업지배구조펀드와 태광그룹 간의 공방전은 장기화 및 다양화되면서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업지배구조펀드가 대한화섬뿐 아니라 태광산업에 대해서도 활동을 본격화함에 따라 태광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도 상승 탄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태광산업 주가는 전날보다 14.81% 오른 81만4천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대한화섬은 사흘째 강세를 이어가며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20만8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기업지배구조펀드가 대한화섬 지분 매입 사실을 공시한 지난 23일 이후 현재까지 대한화섬과 태광산업 주가는 각각 218%, 87% 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 펀드의 대한화섬 투자의 평가 차익만도 90억원을 넘었으며, 5%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태광산업 투자 수익까지 합치면 이 펀드가 태광그룹주 투자로 얻은 평가 차익은 현재까지 1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장 교수가 만만치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중간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화섬 등의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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