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수입된 뒤 검사증명서를 위조해 현대제철 제품으로 둔갑된 H형강. 현대제철 제공
중국산 모조 제품의 기승은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재까지 ‘짝퉁’이 등장했다. 두 나라 당국의 단속 강화에도 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자 전자업체들은 아예 사설 조사반을 가동하고 있으며, 철강업체들은 철강재 위조방지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철강업체 “검사증명서 위·변조 막아라” 값싼 중국산 철강제품의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내업체 제품으로 둔갑해 팔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서울 강동지역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H형강이 중국 마안산강철의 제품임에도 제품 검사증명서가 현대제철이 제조한 것으로 위조된 것을 적발하고 수입업체인 ㅂ사를 사문서 위조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회사쪽은 이달부터 철강제품의 검사 증명서 위변조 방지시스템을 개발해 자사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철강재의 재질과 화학성분, 규격, 중량 등이 표기된 검사증명서에 현대제철 로고가 새겨진 편집방지용 워터마크와 2차원 바코드, 복사방지 마크를 새겨 넣어 증명서를 위조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포스코도 지난해 저가 중국산 제품이 포스코 제품으로 위조돼 팔린 사실을 세 차례 발견하고 지난 4월부터 복사나 편집을 할 수 없도록 만든 위·변조 방지용 검사증명서를 개발해 모든 철강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량은 2003년 182만2천톤에서 2004년 433만1천톤으로 늘더니 2005년 677만5천톤으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수입량만으로도 649만6천톤을 기록해 매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함영철 현대제철 마케팅전략팀 부장은 “제품 신뢰도를 고려한다면 짝퉁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피해는 더 크다”며 “중국산이 급증하면서 위조는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부장은 “수입된 중국산 제품들이 대부분 건축구조물에 들어가는 H형강, 철근 제품인 만큼 건축물 안전을 위해서도 감독기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엘지, 중 공안과 손잡고 불법업자 덮쳐
엘지전자가 중국 공안과 공조해 신강자치구 우루무치시 인근 지하 공장에서 적발한 가짜 엘지 에어컨. 엘지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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