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동서 확장 경쟁 ‘유통 1번지’ 서울 명동의 진정한 황제는? c밀려 있지만 백화점 만큼은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태도이고, 신세계는 24년 전 뺏긴 본점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뒤집힐까?”-“안뒤집힌다!”=롯데백화점 본점 확장 공사는 현재 마무리단계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명품 전문매장인 5천평짜리 ‘에비뉴엘’이 본점 바로 옆에 들어선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롯데백화점 명품팀장이 개설 준비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기존 백화점과 명품관, ‘영플라자’를 합친 롯데타운은 2만5천평으로 커진다. 신세계는 더 급격한 변모를 준비하고 있다. 본점 신관을 증축해 오는 8월에 문을 여는데, 철거 전 본관과 신관을 합친 면적(5700평)의 세 배인 1만7천평의 매장을 갖추게 된다. 본관은 ‘클래식관’이라는 이름으로 명품관으로 쓸 예정이다. 이명희 회장은 지난달 사보에서 “숙원인 본점 재개발이 끝나는 올해가 재도약 원년”이라고 밝혔다. 롯데 ”고급스럽게”5000평 명품관 선봴 채비
신세계 신관 증축 매장3배로…강묵 끌어안기
노점상 강제철거 말썽…보행자 상인 볼멘소리 롯데타운 연간 매출은 연 1조1천억원 가량이다. 이에 견줘 재개발 공사 전 신세계 본점 매출은 2600억원에 그쳤다. 신세계가 이마트의 약진으로 지난해 롯데쇼핑을 총매출에서 1천억원 가량 앞질렀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백화점 본점 경쟁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롯데는 명품관 개관 후 연매출을 1조4천억원 가량으로 잡고 있다. 1930년 문을 연 신세계는 일대 상권을 주름잡다가, 1979년 롯데백화점 본점 개점 후 2년만에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 본점이 재개발을 끝내도 매출이 6천억원 정도로 예상돼, 롯데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확장 이후의 매출이나 매장 구성 계획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신세계 쪽도 당장 롯데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는 않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1위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강북 상권에서 롯데 고객을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대중백화점’과 ‘고급백화점’의 닮아가기=2001년 문을 연 신세계 강남점은 2년 만에 7천억원의 연매출로 한강 이남을 평정했다. 신세계는 본점에 강남점의 노하우를 접목하며 기세를 이어간다는 태도다. 신세계 본점은 고급스런 이미지를 풍겼지만, 고객층이 고령이고 제한적이라는 평을 받아 왔다. 본점 재개발은 이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견줘 롯데 본점은 ‘대중백화점’ 인상이 짙다. 하지만 취약한 편인 명품 분야를 확대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보강할 것이라는 게 자체적인 판단이다. 서로 약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닮아가는 셈이다. 물밑 신경전도 한창이다. 한 백화점 직원은 “상대 백화점이 협력업체를 통해 우리 명품관의 입점 예정 브랜드를 알아 내려고 혈안이 돼 있다”고 귀띔했다. 확장공사로 인한 잡음도 닮은꼴이다. 롯데 에비뉴엘은 노점상들의 철거 거부로 오는 18일 예정된 개점이 어려워졌고, 지난 6일에는 용역업체를 동원한 강제철거를 시도해 충돌 사태를 자초했다. 신세계 역시 장기간에 걸친 도심 공사로 인한 시민들의 보행 불편에 따른 항의와 인근 상인들의 반발에 부닥쳐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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